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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수의 ‘백어택’] ‘제2 김연경’ 원하면 2군제 도입을

입력 : 2017-11-13 20:30:38 수정 : 2017-11-14 14: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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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중 유일하게 미운영
샛별 기근… 구단 추가비용 난색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첩첩산중이다. 13일 현재 최하위인데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한수진(18)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수진은 165㎝의 단신이지만 백업 레프트와 세터를 번갈아 뛰며 신입답지 않은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차상현 감독도 “당돌한 친구가 못 뛰게 돼 정말 아쉽다”며 울상이다.

누구보다 속상한 건 한수진 본인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유일하게 2군 리그가 없는 프로배구는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른바 ‘샛별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신인들이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도 일부 국제 대회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청운의 꿈’을 안고 입성한 프로리그서 1군 경기에 한 번 서기란 바늘구멍 뚫기에 가깝다. 실제로 걸출한 유망주 출신의 선수들이 선배들의 잔심부름만 하다 빛을 보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2군 리그 도입이 그간 꾸준히 논의됐지만 구단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지난 4월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KOVO) 통합워크숍’에서 2군 리그 도입 이야기가 나오자 일부 구단이 “추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난색을 표했다. 프로배구 구단의 1년 운영비는 약 50억원 수준으로 2군을 운영하려면 그 절반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

반면 선수 부족 문제를 피부로 느끼는 구단 감독들은 2군 리그를 하루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기존 1군 선수들이 사용하는 차, 숙소 등을 함께 이용하면 큰 비용을 내지 않고도 2군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한국은 지난 7월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 선수가 없어 엔트리 14명 중 12명밖에 채우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특히 여자 배구계에선 “세계 최고 공격수 김연경(29·상하이)이 은퇴하면 국제대회에 나갈 선수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현실에서 유망주의 산실인 2군 리그 도입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지난 7월 취임한 조원태 KOVO 신임 총재는 한국 배구의 발전을 이루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연맹과 구단 간의 스킨십 빈도를 높여 2군 리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런 작은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다면 김연경이 코트를 떠난 뒤 한국 배구는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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