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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광군제’는 되고 ‘코세페’는 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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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14 18:35:06 수정 : 2017-11-14 21: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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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산업부 기자
2017 코리아세일페스타.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제’가 초대박을 터트렸다. 단 하루 동안 전 세계 225개 국가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으로 1682억위안(약 28조3000억원) 규모를 거래했고, 물류 주문량은 8억1200만건에 달했다. 놀라움과 부러움이 뒤섞인 감정 끝에 우리나라의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 9월 말부터 한 달여간 진행된 대규모 세일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올해도 별 다른 존재감 없이 묻혀버렸다. 참여 기업과 세일 품목을 늘렸다 한들 기대에 못 미친 할인율과 인기모델 배제 등에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했다.

어떤 차이가 이 같은 격차를 만들었을까. 알리바바 등 민간이 중심이 된 광군제와 달리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에 떠밀리듯 기업이 동참하는 형태로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고떨이 목적이든, 특정일을 겨냥한 것이든 ‘돈’이 되는 곳에 자연스럽게 기업이 몰리고, 이익 극대화를 위한 파격적인 할인이나 판매 전략을 마련하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알리바바의 기록적인 성적은 ‘매출 극대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과 인공지능(AI)까지 총동원된 결과였다. 숫자 ‘1’ 네 개가 모여 솔로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었던 광군제가 대규모 쇼핑절이 된 것도 기업의 영리적 목적에 이러한 문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지혜 산업부 기자.

광군제와 같은 날 온라인쇼핑몰 11번가가 진행한 ‘십일절’이 역대 최대 수준인 하루 640억원의 매출을 낸 사례 역시 이를 방증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상품과 할인율, 프로모션을 대폭 늘리는 등 집중적으로 준비했다”며 “소비자들이 이 시기를 기다렸다 구매하기도 하는 등 파격 혜택이 있다는 인식이 누적된 결과”라고 밝혔다. 사실관계는 명확해졌다. 국가적인 행사임에도 좌절과 굴욕을 거듭하지 않으려면 단순한 규모 확대보다는 특정 기간이나 시기에 집중해 소비자 니즈를 끌어올 프로모션을 더 고민해야 한다. 무엇을 팔 것인지보다 ‘왜’ 팔아야 하는지부터 재정립할 때다. 그러면 기업이든 소비자든 자연스럽게 끌려올 것이다.

정지혜 산업부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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