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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軍, JSA 국군교전수칙 적용 '만지작'… 실현 가능성은

입력 : 2017-11-15 18:50:02 수정 : 2017-11-16 0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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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응징에 초점 先조치 後보고/유엔사, 확전 우려 상황관리 중점/기본 임무 달라 대응 방식 큰 차/규칙 전환 실현 가능성 매우 적어/北 귀순병 2차 수술… 여전히 위중
군 당국이 15일 북한군 병사 귀순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 언급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국군 교전수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현재 JSA 남측 지역은 유엔군사령부가 작전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 유엔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미연합군사령관을 겸하는 빈센트 브룩스 미국 육군 대장이다. JSA 경비대대 대대장은 미국 육군 중령이, 부(副)대대장은 국군 육군 중령이 맡고 있다. JSA 경비책임은 2004년부터 국군에 넘어왔지만, 대응사격 등 무력 사용은 유엔사 교전규칙에 따라 미국 대대장을 통해 유엔사 승인을 얻어야 하는 복잡한 구조다.

국군 교전수칙은 응징에, 유엔사 교전규칙은 상황관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무장지대(DMZ)에서의 국군 교전수칙은 유사시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먼저 조치한 뒤 상황이 종료되면 상급부대에 보고하는 방식이다. 북한의 도발 수준에 따라 3∼4배로 응징할 수 있는 등 비례성 원칙에 구애받지 않는다.

1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이 전날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상황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다.
15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지난 13일 총상을 입은 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수술결과와 상태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유엔사 교전수칙은 확전 가능성과 위기관리 고조 여부 등을 정확히 따져 비례성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틀이다. 한반도의 안정적인 상황관리가 유엔사의 기본 임무이기 때문이다.

유엔군과 북한군·중국인민지원군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후 DMZ와 JSA의 규범을 만들 당시에도 무력대결 최소화에 중점을 뒀다. 1953년 7월 31일 제4차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는 ‘민사경찰이 휴대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에 관한 합의’를 통해 DMZ 내에서 양측 병력이 소지할 수 있는 무기를 비자동식 보총(步銃·보병소총)과 권총으로 제한했다. 같은 해 10월 19일 제25차 군정위는 JSA 경비 인원에 대한 무장 규정(본부구역의 안전 및 본부구역 수축(修築)에 관한 합의)을 별도로 만들어 비자동식 보총 1정이나 권총 1정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북한군 총격에 국군이 대응 사격을 하지 않은 것이 논란을 일으키자 군 내에서도 JSA에서 국군 교전수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이 경비를 맡은 국군에게 위해를 가할 조짐이 있거나 북한 측의 총격이 있을 경우 즉각 응사할 수 있도록 유엔사 교전수칙에 국군 교전수칙의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유엔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JSA에서 국군 교전수칙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전협정을 통해 한반도 위기 고조를 방지하려는 유엔사와 주한미군이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한미군은 2015년 발간된 전략다이제스트(Stratagic Digest)에서 “2014년 한국군은 DMZ와 북방한계선(NLL)에 접근하려는 북한군에 11차례 대응 사격을 했다”며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으나 부대 운용 전 적의 의도와 조치를 명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해 국군 대응에 우려를 표시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JSA에서 우리 군이 강하게 대응하면 북한의 적대행위를 조장할 수 있어 유엔사 입장에서는 (교전수칙 변경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1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전날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상황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편 유엔사는 브룩스 사령관 결정에 따라 북한군 귀순 당시 촬영된 CC(폐쇄회로)TV 영상 일부를 16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귀순 북한군의 군용지프 하차, 북한군 경비병력의 총격 움직임 등이 있어 귀순 정황을 파악하는 데 핵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JSA 감시장비 영상을 봤다는 군 소식통은 “JSA 북쪽 지역 통로는 군용지프가 다닐 수 없는 지형”이라며 “귀순병사가 해당 지형을 잘 모르는 것으로 보여 판문점 경비대가 아닌 다른 부대 소속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3시간30분가량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2차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센터장은 “복강(배 안) 세척 이후 복벽(배 안 앞쪽 벽) 봉합에 성공했고, 복벽에 남아있던 총알 1발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량 출혈로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고 복강 내 분변(대변)과 기생충 오염까지 겹쳐 일반적인 외상 환자보다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수찬 기자, 수원=김영석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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