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선 수주잔고 22개월만에 증가 "불황 탈출구 보인다"

韓·中에는 밀려…日업계 "한중 양국서 정부차원 업계지원" 볼멘소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일본 조선업계에도 미약하나마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한 출구가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일본선박수출조합이 발표한 10월 수출선박 계약실적을 보면 수주잔고가 22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로 돌아섰다. 조선업계는 안도감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기뻐하는 수준은 아니다.

세계 조선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잠시 회복되는 조짐이지만 일본 조선업체보다 6배 내지 3배 정도 수주하고 있는 한국이나 중국 업체에는 기세가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선박수주량은 전년 동월 대비 7.1배인 89만300총t이다. 척수는 22척으로, 모두 자원이나 곡물 등을 나르는 벌크선이었다. 수주량으로는 10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을 웃돌았다.

10월말 일본 주요 조선회사가 보유한 작업량은 2천720만8천178총t. 수주 잔고는 22개월 만에 전달에 비해 플러스로 변했다. 수주잔고는 각 회사가 가진 작업량을 가리킨다.

한 전업 조선업체 사장은 "중소형 벌크선을 중심으로 선박가격 하락은 밑바닥을 탈출했다고 보고 있다"고 시황을 소개했다. 현장에 영업활동 강화를 지시하고 반전공세에 나섰다.

한국과 중국도 수주환경은 호전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IHS에 의하면 올 1∼9월 선박수주량은 일본이 184만총t인데 비해 중국은 3.4배인 619만총t, 한국은 6.5배인 1천198만총t을 달성했다.

집계 기법의 차이 등으로 일본선박수출조합의 통계와 일부 차이가 있기는 할 수 있지만 일본조선공업회 측은 "한국과 중국에 큰 차이가 나게 밀리고 있는 것은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수주활황을 보이는 배경에는 정부에 의한 대규모 금융지원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주장했다. 한국, 중국 정부가 조선사업에 대량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저가공세를 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 히가키 유키토 사장은 "공평한 경쟁환경을 해치는 행위로 일본으로서 정확히 비난의 소리를 내야 한다"고 9월 조선공업회의 회장단 회의서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올 봄 한국산업은행 등을 통해 경영난에 빠져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최대 2조9천억원의 추가 자금 원조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대우는 그후 대형 컨테이너선 5척, 대형 탱커 5척 등 3천억엔(약 2조9천430억원) 분의 신규수주를 했다. 신문은 한국정부가 중소 조선소의 신규 수주 일부 보증도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방식은 더 노골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주장했다. 중국 내의 정부지정 조선소 야드에서 대체건조하면 선박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2013년에 시작해 상황을 호전시켰다는 것이다.

대량발주원인 유럽계 해운회사가 중국조선회사에 우선주문했다. 이마바리조선 등이 노리던 2만2천개를 적재할 세계최대 컨테이너선 9척 수주를 중국기업이 한 것도 보조제도 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신문은 한중의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수주환경이 호전 조짐을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일본 조선업체들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업계재편 등 대담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