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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일손 부족해 쉽니다"…고령화·저출산 여파로 우려 현실화

입력 : 2017-11-16 11:13:30 수정 : 2017-11-16 16: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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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 일손부족 ▶ 경영악화 = 개인과 사회 성장둔화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

일본에서 직원을 구하지 못해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일손확보 경쟁으로 높은 시급을 제시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자영업자가 폐업하고 기업이 점포를 축소하는 상황에 이르자 저출산·고령화로 우려했던 일이 차츰 현실로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할 직원을 구하지 못하자 경쟁적으로 시간당 임금을 올렸다. 하지만 일손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 “일손 부족해 쉽니다”
14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일손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직원을 구하지 못한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체인점 역시 직원채용의 어려움과 크게 오른 인건비로 경영이 악화하여 전국에 점포를 둔 한 식당 체인점은 전체 10%에 이르는 50여개 점포를 올해 안에 폐업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경우 1인 경영 또는 가족경영으로 장기간 피로가 누적돼 평일에도 가게 문을 닫는 임시휴업이 잇따르면서 시민들 불편과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세한 자영업자에게서 이러한 문제가 심화하여 자칫 가계(家計)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손을 구하지 못한 결과 가게 문을 닫는 곳이 늘었다.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 시민들 목소리…“아쉽다”, "수입 줄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나 언론이 아닌 민간이 소셜 미디어(SNS)에 전한 게시글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시민들은 ‘평소 즐겨 찾던 곳이 돌연 휴업 간판을 내걸어 아쉽다‘는 반응을 내며, 가게 점원은 같이 일하던 직원이 일을 그만둬 일요일과 공휴일 휴무가 됐고, 이에 수입이 줄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상황을 전했다.
SNS에 오른 글. 한창 손님이 몰릴 점심시간에 가게 문을 닫았다는 글과 맛집이 일손 부족으로 쉰다는 글 등이 게재됐다. 불편은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지방에서는 수익 악화로 백화점이 문을 닫기도 했다. (사진= 일본 세이부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 일손 부족이 심화하는 이유…“경기는 활기를 띠는데 일할 사람은 없다“
다이와종합연구소 사토시 오사나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출산, 고령화로 일할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반면 경기는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일손 부족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 없이 소비만 하는 노인 인구는 계속 늘지만, 일할 수 있는 세대는 계속 감소해 일손 부족 현상은 예고된 문제였다며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세대에 편입하는 오는 2020년에는 지금보다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 역대 최고로 오른 시간당 평균임금…“도산·폐업으로 이어져 2차 충격”
구인이 구직보다 많은 상황. 근로자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을 찾는다.
근로자들은 근무환경이나 노동 강도 등 일하는 환경도 꼼꼼히 따지지만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갖는 급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노동력이 절실한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급여 인상을 반복해 현재 일본의 시간당 임금은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일본 일자리 포털 ‘잡스’가 조사한 수도권 및 3대 대도시의 평균임금을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꾸준히 상승해 올해 8월 기준 1014엔(약 9982원)으로 나타났다. 9월은 1013엔으로 1엔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포털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시간당 임금 상승은 당분간 계속 오를 전망”이라며 “직원 채용을 위해 평준화한 임금을 보장하고 연장근무를 없애는 등 노동환경 개선에 속도를 내는 기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인란과 역대 최고로 오른 시간당 평균임금은 2차 충격을 몰고 왔다.
일본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일손을 구하지 못해 도산한 기업이 지난해 39개소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4년간 가장 많은 수로 경영악화가 아닌 인력 부족으로 인한 결과여서 더 큰 문제로 인식된다.

앞서 발생한 원인과 결과를 요약해보면, 물은 들어오는데 노 저을 인력이 부족하여 배가 침몰해가는 꼴인 것이다.
전문가는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 앞으로가 더 문제…“외국인 노동력, 주부만으론 해결 안 돼“
다이와연구소 사토시 수석은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두고 ‘양면의 위기’라고 표현했다.
일손 부족 문제는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개인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으며, 인건비 상승이 수익을 악화해 폐업·휴업으로 이어져 위기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국인 노동력을 들여오고, 주부들의 재취업, 정년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 방안일 뿐 장기적으로 볼 때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 결혼을 꺼리는 젊은 세대, 앞으로도 계속될 고령화 문제와 야근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가 구직 단념자를 만들어 높은 시급으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하는 ‘프리타‘ 족을 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까지 더해지면서 우려했던 부작용이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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