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소식통은 16일 “북한군 귀순 당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북한군 추격조 4명 가운데 1명이 귀순 병사를 쫓다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며 “월선(越線)한 거리는 대략 3∼4m였다”고 밝혔다. 그는 “월선한 시간은 1초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월선한 북한군은 군사분계선 남측에서 발포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
자료사진 |
영상에는 추격조 1명이 귀순 북한군을 추격하다 군사분계선 월선 사실을 인지한 듯 순간 멈칫하며 좌우를 둘러보며 두리번거린 뒤 황급히 되돌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소식통이 확인한 영상은 귀순 병사가 군용지프 차량을 몰고 군사분계선 쪽으로 향하는 장면부터 촬영된 약 1분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격조 1명이 월선했을 때 공동경비구역 내 우리 측 2초소 병사들은 북한군을 향해 조준사격을 준비하지는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군은 추격조 1명의 월선을 고의가 아닌 우발적 상황으로 추정해 대응사격을 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한 의원이 전날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상황 현안 보고 내용을 살피고 있다. |
이 영상에는 귀순 병사가 군용지프를 타고 군사분계선 쪽으로 접근한 뒤, 차 바퀴가 배수로 턱에 빠지자 내려서 뛰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격조 4명이 권총과 AK 소총을 쏘면서 뛰어오는 장면, 귀순자가 몸을 웅크리고 비틀거리며 군사분계선을 넘은 장면 등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 귀순 병사 신원에 대해 “20대 중반 하사급이고, JSA 소속”이라고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귀순병 소지품 중에 특별한 것은 없다”며 “귀순병이 군사분계선에서 (북한으로부터 총을) 맞았는지, 넘어와서도 총격이 있었고 이에 따라 총을 맞았는지는 (귀순병) 본인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상을 입고 2차례 수술을 받은 귀순 병사는 별다른 합병증 없이 맥박 등 신체 활력 면에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맥박 등 환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여러 수치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병사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 호흡하고 있다. 병원 측은 회복 상태를 지켜보며 기계 호흡 중단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임국정 기자 worldp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