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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에게 불상사 발생해도 미군 대대장이 지휘할 것 판단”

입력 : 2017-11-16 18:58:33 수정 : 2017-11-16 22: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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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병사 구출작전 대대장 소명 / 부하 사지로 안 내몰고 직접 나서 / ‘귀감이 될 수 있다’는 평가 받아 / 남북한 모두 증원병력 곧바로 철수 / 무력충돌 비화 방지 노력 분석
“나에게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유엔군 대대장(미군)이 대신 부대를 지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 병사 귀순 당시 포복작전으로 총격을 받고 쓰러진 북한군을 끌어낸 권영환(육사 54기) 중령의 말이라고 한다. 권 중령은 ‘왜 부하들을 보내지 않았느냐’는 군 장성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권 중령은 지휘관이 총격이 빚어진 다급한 상황을 지휘하지 않고 병사들 대신에 구출작전에 뛰어든 데 대해 상부에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지휘라인에 있던 군 수뇌부가 권 중령이 직접 구출작전에 나선 배경을 확인했다”며 “구출작전이 끝난 뒤 권 중령은 JSA 대대-육군 1사단-3군사령부-합참으로 연결되는 지휘관 화상회의에 나와 ‘자신이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유엔군 대대장이 대신 부대를 지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사시 부대 지휘까지 염두에 두고 부하 병사들을 총탄이 쏟아질지 모르는 사지(死地)로 내몰지 않고 지휘관이 구출작전에 나선 것은 귀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 중령과 함께 구출작전에 나선 중사 2명은 자원해 투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오후 3시 31분 귀순 병사가 군사분계선 남쪽 50 지점에 쓰러져 있는 것을 우리 군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발견하고는 오후 3시 56분 권 중령 등이 귀순 병사를 안전지역인 자유의집 후방으로 끌어내기까지 25분이 걸렸다.

한편 귀순 병사에 대한 북한군 총격 당시 남북한군 모두 1개 소대 병력을 긴급 증파한 뒤 상황 종료 후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병력을 철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한군이 판문점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 무력 충돌로까지 비화하는 것을 방지하려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군 소식통은 “지난 13일 오후 3시 15분 판문점 총격 사건 때 무력 충돌에 대비해 우리 군 초소에 완전무장한 1개 소대 병력을 긴급 투입했고, 상황이 종료된 오후 5시 30분쯤 다시 병력을 빼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통상 병력 이동은 야간에 하는데 야간에 (병력을) 빼낼 경우 북한군이 이 사실을 모를 수 있고, 양측 간 군사적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해 주간에 철수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군도 이날 상황이 종료된 오후 4시쯤 북한군 초소에 증강된 1개 소대 병력을 철수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먼저 돌발상황에 따른 긴장국면 조성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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