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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물든 역도…세계연맹회장 "올림픽에서 퇴출 위기"

입력 : 2017-11-17 09:44:57 수정 : 2017-11-17 13: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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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등 역도 강국들 무더기 자격 정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69㎏급 우승을 차지했지만,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메달 박탈 위기에 놓인 중국 류춘훙.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개막하는 2017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출전 명단에 중국, 러시아, 북한 선수들의 이름이 빠졌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육상 강국 미국, 자메이카, 케냐가 불참하는 수준의 '충격적인 사건'이다.

북한은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약물의 덫에 걸려 출전 자격을 잃었다.

세계역도연맹(IWF)은 더 큰 걱정에 휩싸였다.

타마스 아얀(78·헝가리) IWF 회장은 16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끝난 세계반도핑기구(WADA) 이사회에 참석한 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역도가 퇴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도는 1896년 제1회 하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전통의 스포츠'다.

이후 세부 규정은 조금씩 변화했지만, 역도는 늘 올림픽 정식 정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월 1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총회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28개 종목을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에서 기본적으로 유지하되, 역도 종목을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추후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IOC는 IWF에 "2017년 12월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반도핑 의지를 담은 보고서가 IOC의 기준을 넘지 못하면 역도의 올림픽 종목 퇴출 작업이 실제로 진행될 수 있다.

현재 IWF가 '국제역도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국가는 9개다. 2016년 6월 징계를 받은 러시아는 과거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계속 확인되면서 징계 기간이 늘었다.

여기에 '역도 최강' 중국도 10월 19일 자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역도 선수 3명이 금지약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 카자흐스탄, 터키, 우크라이나도 도핑 전력으로 징계를 받았다. 

`카자흐스탄 역도 영웅` 일리야 일린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인상 세계기록을 세운 뒤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금지약물 복용으로 이 기록은 삭제될 가능성이 크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역도는 '약물의 효과'가 성적으로 직결하는 종목이다. 육상과 함께 '약물 유혹에 가장 취약한 종목'으로 꼽힌다.

IWF는 2003년부터 '한 시즌에 3명 이상이 도핑 양성반응을 보이면 해당 국가는 다음 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강력한 규정을 만들어 WADA로부터 '반도핑 의지가 가장 강한 국제스포츠단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IOC가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 과거 샘플을 재조사하며 '약물에 취한 역도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IWF는 '과거 도핑 이력이 드러난 선수가 3명 이상이어도 해당 국가는 다음 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규정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제는 '강력한 제재'만으로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환부가 크다.

과거 샘플 조사가 진행될 때마다 메달리스트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고 있어, 올림픽 순위 재조정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아얀 회장은 한국을 방문하기 전 카자흐스탄에 들러 '자격 정지 9개국 회담'을 열었다. 중국, 러시아 등 국제역도대회출전이 금지된 국가의 연맹 회장들이 모여 반도핑 의지를 다졌다. 아얀 회장은 이 자리에서 "더 강력한 제재와 엄격한 선수 관리로 올림픽에서 역도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역도를 바라보는 눈에는 의심이 가득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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