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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기업인수' 후 중견기업 돈 빼먹은 기업사냥꾼들

입력 : 2017-11-17 13:04:57 수정 : 2017-11-17 13: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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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3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3명 구속·4명 불구속 기소
변변한 자금 없이 사채 등을 동원해 1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을 집어삼킨 뒤 개인 용도로 돈을 빼 쓰는 등 부실화시킨 '기업 사냥꾼'들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정대정 부장검사)는 비상장 회사를 인수한 후 자금을 빼돌려 개인 빚을 갚는 데 쓰는 등 130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토목설계 전문회사인 A사 박모(51) 전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과 짜고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 등으로 사채 중개업자 김모(45)씨 등 4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2015년 11월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인 B사 대표였던 박씨는 A사의 경영권 지분 70%를 B사 명의로 70억 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A사의 예금을 담보로 사채 55억 원을 조달해 인수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환 기일이 불과 1개월밖에 되지 않는 초단기 사채를 끌어다 쓴 그는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용역계약 선급금 명목으로 회삿돈 15억 원을 빼돌려 사채 상환에 사용했다.

작년 1월에는 출자금 55억 원을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빼돌려 B사의 차입금 상환에 쓰고 올해 3월에는 용역계약 선급금으로 12억 원을 또 빼돌려 차명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그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자회사가 발행한 액면가 5천 원에 불과한 상환우선주를 주당 100만 원씩 총 48억 원에 회사가 인수하도록 해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의 범행으로 지난해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건실한 중견기업이었던 A사는 현금성 자산이 151억 원에서 8억 원으로 급감하고 부채 비율은 480%까지 폭증했다.

박씨 등이 회삿돈을 빼돌리는 사이 임직원의 급여가 연체되는 등 재무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회사 관계자들은 엄벌을 탄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은 비상장 회사의 경우 내부 사정을 밖에서 알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비상장 회사 인수 비리 범죄를 지속해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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