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신청 외에 재단 내 호스피스 강의나 외부 강의 등을 통해 한꺼번에 신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16일까지 전국 1353명이다. 각당복지재단을 통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400명이 넘는다.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을 보면 몸과 마음이 참 건강해요. 자식들에게 걱정이나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고 ‘내 인생은 내 뜻대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들을 하셔요. 결국 좋은 죽음이란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다.
김 회장은 20년 가까이 호스피스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40세까지는 ‘우아한’ 가정주부로 살았다.
“교회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찬양단 지휘를 했는데 한양대병원에서 자주 자원봉사 공연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암 환자분들 돌봐드리고 음식도 해다 드리면서 지냈죠. 그땐 그게 호스피스인 줄도 몰랐어요.”
“본격적으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시작하니 더 많이 알고 싶고 잘 하고 싶었어요. 환자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아할지, 편안해할지 고민하면서 저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각당복지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김양자 무지개호스피스연구회장은 “사전연명의향서 작성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생각해보고 지금 삶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남제현 기자 |
아픔과 죽음을 함께하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서 그는 안타까운 점도 많이 느낀다.
“임종기까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힘들게 합니다. 대부분 죽음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분들이죠. 죽음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을 미리 계획하는 문화가 확산했으면 좋겠습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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