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S 스토리] "잘 쉬면 일도 잘해"…은행 창구도 '워라밸 열풍'

관련이슈 S 스토리

입력 : 2017-11-19 13:00:00 수정 : 2017-11-19 13:23: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잘 쉬면 일도 잘해… 칼퇴근·유연근무 / 보수적 업종서 속속 도입… 변화 바람
10개월짜리 쌍둥이를 키우며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는 정재연(37·여)씨는 최근 도입한 ‘9.5제’(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덕분에 아이를 봐주는 ‘이모님’의 퇴근시간에 맞춰 귀가할 수 있게 됐다. 야근을 하더라도 예전보다 평균 1시간 정도 일찍 끝나기 때문에 요즘엔 자발적으로 좀 더 일찍 출근하고 점심시간까지 줄여가며 일하고 있다. 정씨는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고 긴장감이 더 생겨서 회의도 콤팩트해졌다”며 “예전엔 꿈도 못 꿨지만, 앞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금융회사들이 최근 주 35시간 근무, 야근금지, 출퇴근시간 자율조정 등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제도들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9월부터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전 계열사가 동시에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 자율출퇴근제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정시 출퇴근을 위한 PC오프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해진 근무시간 이후에는 PC를 꺼 ‘칼퇴근’을 유도하는 것이다.

유럽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곳도 있다. 라이나생명은 9월부터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있다.

하루 7시간 근무는 혁신적인 기업문화 조성이 중요한 스타트업 등 소규모 회사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근무 형태다.

워라밸은 요즘 젊은 직장인과 취준생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취업포털 사람인의 선호 직장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연봉 높고, 야근 잦은 기업’(11.8%)보다 ‘연봉 중간, 야근 적은 기업’(65.5%)을 선택했다.

금융기관을 비롯한 기업들의 워라밸 실험은 앞으로 더 확산할 전망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988~1994년생 직장인인 ‘워라밸 세대’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에 주목할 트렌드로 워라밸을 꼽았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