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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 국민 한마음으로 세월호 상처 치유할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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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17 23:11:29 수정 : 2017-11-17 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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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가족이 세월호 선체 인양 뒤 7개월간 머물러 온 전남 목포신항을 오늘 떠난다. 세월호가 물에 잠긴 지 1313일 만이다. 유족은 그제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비통하고 힘들지만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희망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가족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고 싶은 간절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갈등 속에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목포신항에서 추모식을 연 뒤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유해 대신 생전의 유품을 태워 유골함에 안치하기로 했다.

세월호 선체가 지난 4월 인양된 뒤 선체와 침몰해역 수색과정에서 지금까지 모두 4명의 유해를 수습했다. 그러나 단원고의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인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은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생존의 희망이 사라지고 유해만이라도 찾길 바라는 참담한 심정은 감히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그들 사이에서는 선체 수색 비용을 두고 “한두 푼도 아니고 몇 백억, 몇 천억원씩 들어가는 국민 세금”라는 말도 나왔다. 이들이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한 이유는 무엇보다 “이 상황을 매듭지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들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수습자 가운데 혁규군은 당시 5살 된 여동생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서 입혀주고 불귀의 객이 됐다. 참혹한 세월호 사건에선 혁규군과 같은 영웅이 많았다. 우리는 이들의 희생정신을 까마득히 잊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자신들의 고통보다 세월호 참사 뒤 생긴 국민의 갈등을 오히려 걱정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앞에서 교훈을 깊이 새기기는커녕 갈등과 분열로 상처를 키운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유족이 세월호 비극 극복에 앞장 선 만큼 국민도 한마음으로 아픔을 어루만지고 상처를 치유할 때가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추모 천막이 설치돼 있다. 희생자 넋을 기리는 시설인데도 이를 바라보는 마음은 한 가지가 아니다. 세월호 천막이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월호 유족이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광화문 천막도 조속히 철거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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