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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집중추궁에 신경질로 일관한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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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21 07:17:26 수정 : 2017-12-22 07: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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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글쎄, 기억이 안 난다니까요. 그거랑 거짓말은 다르죠.”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전략’은 이 한마디로 압축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공세에 최씨는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특검 측이 증거를 제시하며 재차 질문할 때면 ‘짜증’ 섞인 말투로 자기변호를 펼쳤다. 마치 이 부회장의 재판이 아닌 최씨의 재판이 진행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최씨는 재판 시작부터 신경질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최씨는 재판장이 특검 측에 증인신문을 진행하라는 말을 마친 직후 발언권을 얻고는 자신이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제 딸 유라를 특검이 조사하며 연락이 안 돼 패닉이 와 그랬던 것”이라며 특검에 대한 적개심을 있는 대로 드러냈다. 재판부나 특검 측이 질문하지 않은 사안이었다.

최씨 딸 정유라씨가 탄 것으로 알려진 마필 ‘비타나V’ 구입 건과 관련해 “170만 유로에 해당하는 그랑프리급 마필이었느냐”는 특검 측 질의에는 “제가 답답한 게 독일을 좀 다녀오시든가, 말에 대해 연구를 한 분이 나오시든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5살짜리 말이나 3살짜리도 150만∼160만 유로인 것이 있다”면서 “말은 족보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지 그랑프리급이라고 프리미엄이 붙는 게 아니다”고 핏대를 세웠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월 단독 면담을 가진 사실을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받은 적이 있느냐”는 특검 측의 물음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검이 “조카 장시호씨가 최씨 집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 간 단독면담 일정표를 발견했다”고 말하자 최씨는 “특검과 장씨간 플리바게닝의 심한 사례인 것 같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플리바게닝이란 검찰이 수사 과정에 협조한 피고인에 대해 낮은 형량을 구형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장씨가 자신의 형을 줄이기 위해 최씨 본인에게 없는 잘못을 뒤집어씌웠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특검 측은 이날 삼성의 정씨 ‘공주승마 지원’과 관련한 최씨의 공모관계 여부를 밝히기 위한 질문에 집중했지만 소득을 별 얻지 못한 채 증인신문을 마쳤다. 특검은 향후 최씨의 법정 증언 내용을 검토해 위증 여부를 가릴 것으로 전망된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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