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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문재인·홍대 몰카 남은 X놈"…워마드의 도 넘은 男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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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2 08:00:00 수정 : 2018-07-12 13: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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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워마드 논란] “여성 우월 남성 혐오” 홍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와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에 최근 다시 남성을 비하하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합성 사진이 올라오는가 하면 예수까지 남성성과 종교적 이유를 들어 혐오 대상이 되고 있다. 홍대 몰카(몰래카메라) 사건 피해 남성의 사진도 조롱의 의미로 최근 다시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3차 혜화역 시위.   연합뉴스
이에 따라 워마드 등 여성 커뮤니티와 서울 종로구 혜화역 시위의 남성혐오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여성이 받아온 억압의 표출이라지만 상식과 윤리에서 벗어나는 범위에서 이뤄진다면 이는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워마드 홈페이지 대문.   홈페이지 캡처
◆ 조롱 대상이 된 몰카 피해자…“남성이기 때문”

지난 5월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대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일파만파 공유되며 몰카에 대한 사회적인 파장으로 번졌다. 논란이 일자 유포자는 게시물을 지웠지만 커뮤니티에는 모델에 대한 혐오표현과 조롱이 이어졌다. 남성이라는 이유였다.

경찰은 해당사건 수사에 나섰고 열흘 만에 사진 유포자가 당시 수업에 참여했던 동료 여성 모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불편한 용기’ 등 페미니즘 단체들은 경찰이 여성이 피해자인 몰카 사건과 달리 남성이 피해자인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했다며 반발했다. 이는 ‘남녀 편파수사’ 의혹을 주장하는 혜화역 시위의 발단이 됐다.

몰카를 촬영한 용의자가 잡혔지만 홍대 몰카 사건 남성 피해자는 여전히 커뮤니티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피해자 사진은 비속어들과 함께 각종 합성사진에 남성비하 의미를 가진 짤방(짤림방지의 줄임말로 글에 첨부되는 사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경찰은 이를 제보를 받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워마드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비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대통령부터 예수까지...도 넘은 남성혐오

문 대통령과 예수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 지난 7일 3차 혜화역 시위 참가자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쳤다. 문 대통령이 시위 나흘 전 “(여성단체가 주장하는) 편파수사는 맞지 않다”며 의혹을 부인한 데 따른 것이다. “재기해”는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뜻하는 표현으로 워마드 등 여성 커뮤니티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혜화역 시위에 문 대통령이 언급되자 워마드 게시판에는 대통령의 남성성을 비하하는 합성사진들이 게시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특정부위를 비하하는 사진부터 나체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성관계를 하는 합성사진까지 게시됐다.

워마드에 올라온 예수 비하 합성사진(왼쪽)과 논란이 된 성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0일에는 예수를 비하하는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한 워마드 회원이 이날 가톨릭에서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성체에 “예수 XX새끼, 강간충”이라 적어 불태운 사진을 게시한데 따른 것이다. 게시자는 “성억압하는 종교들 다 꺼져라. 최초의 인간이 여자라고 밝혀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시대 못 따라가고 아담의 갈비뼈에서 여자가 나왔다는 소리를 하나”며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반발하는데 천주교를 존중해 줘야 할 이유가 어디 있나”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되자 워마드 회원들은 예수와 홍대 몰카 피해자를 합성한 사진, 예수의 키와 외모를 비하하는 글 등을 게시판에 올렸다. 4차 혜화역 시위 때 성체를 상징하는 빵을 단체로 들고 가자는 글까지 등장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전우용 “상식 벗어난 ‘혐오 표현’, 어떤 궤변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어”

여성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분리된 워마드는 일베 등 여성혐오 글이 오르는 사이트들의 ‘미러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페미니즘을 표방하지만 사실상 여성은 ‘우월’하고 남성은 ‘혐오’라는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마드에선 여성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머모(대모)라 칭송받지만 남성인 안중근, 윤봉길, 김주혁, 종혁, 백남기 농민 등은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한양대 연구교수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의 종교 성물을 모독하는 건 ‘반문명적’이며 ‘반지성적’ 행위라는 건 현대의 ‘상식’”이라며 워마드에 올라온 성체 사진을 비난했다.

전 교수는 “혐오에 반대한다고 외치면서 ‘혐오’가 뭔지도 모르는 저 처참한 무지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며 “강자에 대한 약자의 혐오는 정당하다”고 저런 행위를 부추겼던 지식인 무리를 향한 분노를 참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인류의 상식과 보편윤리에서 벗어나는 ‘혐오 표현’은 어떤 궤변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혐오와 페미니즘을 구분지었다.

그는 워마드와 혜화역 시위에서 불거진 문 대통령 비하에 관해서도 “여성 일반에 대한 혐오감을 특정한 여성을 살인, 폭행함으로써 표출한 남성을 용납해서는 안 되듯이 남성 일반에 대한 혐오감을 특정한 인간을 저주 모욕함으로써 표출하는 여성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분노를 이해하는 것과 분노의 패륜적 발산을 용납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라며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어도 나쁜 짓은 나쁜 짓”이라고 남성을 혐오하는 이른바 ‘급진 페미니즘’의 문제를 지적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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