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2중’ 언론보도는 안이하다. 현장에선 확실하게 뒤집혔다.”(송영길 후보)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왼쪽부터·기호순), 김진표, 이해찬 후보. |
◆김 “이해찬 대답해야”…친문 결집 시도
이 후보를 마주한 김 후보의 한 손엔 ‘이재명 리스크’, 다른 한 손엔 ‘불통’이 들려 있다.
김 후보가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탈당을 요구한 것은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지지자 위주로 구성된 ‘이재명 비토’ 세력을 결집하는 동시에 상대편으로의 역결집 또한 유도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
김 후보의 ‘불통’ 카드는 이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저격한다. 김 후보는 당 대표가 가져야 할 자세로 ‘전략적 협치’를 내세우며 재차 “여당 대표가 싸움꾼으로 비치면 대통령에게 부담만 준다”고 강조한다. 이는 이 후보가 과거 노무현정부 국무총리 시절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들과 벌였던 고성 설전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최근 이 후보의 ‘문 실장(문재인 대통령 지칭)’ ‘선거 왜 떨어지죠?’ 등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김 후보의 견제가 최대 효율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그렇게 우리 당에 사람이 없습니까?”
“이 후보는 53세에 국무총리를 했고 당 대표 대선 후보까지 했다. 김 후보는 57세에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다 해봤다.”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
송 후보는 두 후보를 ‘죽은 세포’ ‘명예퇴직 대상’ 등에 비유했다. 그는 또 “흘러간 물이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라며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치고 나가듯이 새롭고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을 다시 한 번 만들 수 있도록 20년간 민주당을 지켜오고 온 힘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송영길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송 후보는 올해 56세로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71세 김 후보, 66세 이 후보와의 차별점을 만들기엔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세대교체론을 외치는 송 후보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그는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전성기는 사실 노무현 대통령 때”라며 “이번 문재인 정부의 탄생은 저 송영길의 기획”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가수 남진이 와서 노래하면 우리가 손뼉 치고 옛날 스타를 존중하지만, 지금 전성기인 방탄소년단(BTS)과는 비교할 수 없다”라며 이 후보 주변에 ‘올드보이’ 테이프를 감았다.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해찬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
이 후보는 두 후보의 견제를 네거티브로 규정했다. 이 후보 측 황창화 대변인은 지난 13일 “최근 과열된 김, 송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 후보가) 치열하게 국민과 당을 위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한 것을 두고 ‘싸움꾼’으로만 매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올드보이 비판에 대해선 이 후보가 직접 “피할 수 없는 표현”이라면서도 “나이로 세대교체와 혁신을 얘기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대세론의 주인공이지만 당 안팎에서 지적하는 불통 이미지는 못내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에 이 후보는 의원실의 30대 막내 비서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과외를 받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라는 코너를 신설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소통 관련 질문이 나오면 “소통을 많이 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밥 먹고 악수하는 건 재래식 소통이다. 정책 내용을 갖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게 소통”이라며 선거 이후 지향점을 밝혔다.
이해찬 후보 페이스북 캡처 |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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