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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유죄·사법부 유죄" 검은 옷 입고 거리로

입력 : 2018-08-19 19:15:33 수정 : 2018-08-19 19: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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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서 2만여명 규탄 집회 / “성평등 사회 기대에 좌절 안겨” / 참가자들 ‘사법 근조’ 구호 외쳐 / “가해자측 말만 듣는 재판부에 분노·슬픔 느껴” 김지은측 성토 “안희정 유죄! 사법부도 유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1심 무죄 선고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사법부 근조(謹弔)’의 뜻으로 검은색 옷을 입고 “사법정의 실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의혹사건 1심 무죄 선고를 규탄하기 위해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안희정은 유죄다’, ‘사법부도 유죄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350여개 여성·시민단체 등이 모인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 살겠다 박살내자’란 제목의 집회를 열고 사법부와 수사기관을 규탄했다. 시민행동은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 이후 성평등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한 많은 시민에게 좌절을 안겼다”며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된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외쳤다.

안 전 지사의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정혜선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고 이후 여러 차례 슬픔과 분노에 휩쓸렸다”며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죽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1심을 담당한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를 향해 “가해자의 증인들이 하는 말과 그들이 낸 증거는 다 들으면서 왜 저의 이야기나 어렵게 진실을 말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최영미 시인 등 시민들도 사법부를 규탄했다. 최 시인은 “안 전 지사는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감옥에 가라. 그러면 기꺼이 용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여성주의 활동가 권김현영씨는 “무죄 선고는 사법농단이자 남성 지배권력의 언어농단”이라며 “피해자 측 증언만 탄핵당했다. 탄핵당할 사람은 바로 재판부”라고 소리쳤다.

다수가 검은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과 인사동, 종로2가를 거쳐 역사박물관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여성들 사이로 남성 참가자도 더러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집회에 시민 2만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을 따로 추산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 무죄 선고에 대한 여성들의 반발 움직임은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열리는 9, 10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미 항소 방침을 밝힌 상태다.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 회원들도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보수단체의 태극기집회에 동참해 안 전 지사 무죄 선고를 규탄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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