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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률 95%'…법조윤리, 1년 만에 '물시험' 된 사연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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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9 15:45:54 수정 : 2018-09-19 16: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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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윤리시험이 1년 만에 ‘불시험’에서 ‘물시험’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법조윤리시험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의 원성이 커지자 “내년부터 시험을 쉽게 내겠다”고 한 법무부의 약속이 일단 지켜진 셈이다.

법무부는 19일 제9회 법조윤리시험 합격자를 발표했다. 올해 시험은 2863명이 응시해 그중 2724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95.14%로 집계돼 지난해 59.39%보다 무려 35.75%P나 상승했다.

◆진경준·우병우 비리 탓에 어려워진 시험

법조윤리시험은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로스쿨에서 법조윤리 과목을 이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실시한다. 합격 기준은 만점의 70%다. 즉 선택형 40문항 중 28문항 이상 득점 시 합격으로 인정된다. 다만 합격 여부만 결정하고 점수는 변호사시험 총득점에 산입하지 않는다.

그동안 누구나 통과가 가능한 손쉬운 시험이었다. 예를 들어 2015년은 합격률이 96.12%였고 2016년은 무려 98.21%였다. 한마디로 시험으로서의 존재감이 별로 없고 사실상 ‘요식행위’에 그쳤던 셈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8회 시험에서 갑자기 합격률이 약 59%로 ‘반토막’이 났다. 법조윤리시험이 어려워진 표면적 이유는 2016년 진경준·홍만표 전 검사장 등이 연루된 초대형 법조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유력 법조인들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대거 연루된 점이었다. 법무부는 “법조계의 비리, 변호사법 위반 사례가 증가하여 법조윤리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었던 점을 감안해 8회 시험은 문제 수준을 높이고 변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재학생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반발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는 “법조비리는 예비법조인인 로스쿨 재학생이 아니라 법조계에 발들인지 수년이 지난 기성 법조인들이 일으킨 범죄행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법조인의 시험을 법조비리의 대응책으로 삼는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라고 성토했다.

◆법무부 "향후 꾸준한 난이도 유지할 것"

결국 이같은 비판이 수용돼 지난해 법무부는 “내년(2018년)부터 시험의 안정성, 응시자의 예측 가능성 보장 등을 고려해 로스쿨 정규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응시자는 무난히 합격할 수 있도록 출제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로스쿨 재학생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반발도 수그러들었다.

지난해 합격률이 뚝 떨어져 ‘불시험’이었던 것이 올해는 합격률이 90%를 넘겨 도로 ‘물시험’이 되자 “너무 오락가락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일단 법무부는 “지난 8년간 법조윤리시험이 시행되어 응시자들의 시험 준비에 대한 지침이 충분히 제공되었고 로스쿨 법조윤리 교육이 점진적으로 내실화된 결과로 보인다”는 밝혔다. 이어 “지난해 합격률의 하락과 더불어 합격률 편차에 대한 우려가 있어 지난 8년간 기출문제 난이도의 심도 있는 분석 및 출제문제의 심층적 검토 등을 통하여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면서도 지엽적이지 않고 중요한 쟁점 위주의 문제를 출제했다”고 사실상 쉽게 출제했음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향후에도 변호사의 직역윤리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법조윤리시험 취지에 부합하도록 시험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시험의 안정성, 응시자의 예측 가능성 보장 등을 고려해 로스쿨 정규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응시자는 무난히 합격할 수 있도록 출제할 계획이다.

올해 법조윤리시험 응시자는 20일 오후 2시부터 1년간 변호사시험 홈페이지에서 본인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내년 10회 법조윤리시험은 올해와 비슷한 8월 초순에 실시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10회 시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에 공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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