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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트럼프 겨냥…김정은, 저강도 압박 [뉴스분석]

입력 : 2018-11-16 17:54:56 수정 : 2018-11-16 23: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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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년 만에 첨단무기 공개시찰 / 실험현장 찾아 전투·방위력 강조 /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 속 對美시위 / 협상 판 뒤흔들 의도는 아닌 듯 / “내부적 민심·군심 다잡기” 분석도 / 美국무부 “김정은 약속 지킬 것 확신”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기개발 현장을 공개 방문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자 2면에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 현장을 현지지도한 소식을 실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셨다”며 “우리 국가의 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 신무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개발에 착수된 점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이 “저 무기는 유복자 무기와도 같은데 오늘 이 성공을 보니 우리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군의 무기 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보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발사 이후 1년 만이다. 이후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한 김 위원장은 줄곧 대외관계 개선에 집중해왔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군사시설 방문 횟수를 줄이는 대신 외교·경제 부문에 매달렸다. 지난 6월 북한군 제1524군부대를 시찰한 적이 있지만 당시 군인들의 식생활 등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돌연 군사행보 나선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의주 인근 국방과학원을 찾아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실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미국과의 비핵화협상 국면에서 김 위원장이 신형무기 실험 현장을 찾은 것은 1년 만이다.
연합뉴스

그래서 이번 김 위원장의 신무기 실험장 방문은 다소 튀는 행보로 읽힌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미사일기지 관련 보고서로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가 공론화된 미묘한 시점이기도 하다. 신무기 실험 현장에서 전투력·방위력 강화를 강조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대미(對美) 메시지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관료는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등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비핵화 상응 조치가 먹혀들지 않는 데 대한 불만 표시”라고 해석했다. 북한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새 저서 출판 간담회에서 “미국에다 제재가 아프지만 자신들에게도 정교한 신무기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 전환을 바라는 대미 압박용이긴 하나 수위 조절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은 북·미 간 협상의 판을 흔드는 수준의 고강도 도발은 아니라고 했다.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신의주 건설계획 지시 기사를 1면에다 싣고 신무기 개발 현장 방문을 2면에 배치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대내적으로 간부·주민 여론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한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종전선언도 못 받았으니 민심과 군심 이반을 잡기 위해서라도 이런 현지지도 행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여전히 확신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언급한 약속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약속을 뜻한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국무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조에 관한 많은 약속을 했다”고 상기시켰다.

김민서·정선형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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