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대상 사업이 발표되면서 경기도와 포천·수원시의 희비가 갈렸다.
포천 주민의 숙원사업인 '전철 7호선 포천 연장사업(양주 옥정∼포천)'은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돼 환영을 받았으나, 수원시가 추진해온 '신분당선 연장사업(수원 광교∼호매실)'은 제외돼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경기도 포천 주민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전철 7호선 연장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 |
이번 발표를 앞두고 지역 균형발전이라고 못박은 정부의 선정 방향 때문에 수도권에서 신청된 사업은 배제된다는 '수도권 역차별' 우려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우려였다.
먼저 전철 7호선 포천 연장사업(1조원)의 예타 면제가 확정된 포천시는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사격장과 탄약고 등 군사시설은 포천시 발전의 심각한 저해 요소였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런 지원이 없었다"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피해를 감내해온 포천시가 이번엔 소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힘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포천시는 이번 사업 추진을 지역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의 이길연 위원장은 "67년이 넘는 기간 군사시설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살아온 포천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철 유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군 사격장을 둘러싼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서도 지역에서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앞서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지역주민 약 1만2000명과 함께 예비 타당성 면제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포천시의회 의장 등 1016명이 삭발하며 절박함을 피력한 바 있다.
예타 면제 대상 사업에서 탈락한 수원시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전날 성명서를 통해 "예타 면제에서 신분당선 연장사업을 빼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도 높게 정부를 압박했던 시는 이날 선정 결과를 확인하고는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누구보다도 실망감이 클 사업지역인 서수원의 주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정부 발표가 나온 이날 오전 제1부시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시의 대응과 사업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염태영 수원시장도 이날 오전 비공개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수원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 대처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사업을 촉구해온 서수원 지역주민들도 허탈감과 불만을 드러냈다.
'호매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우호 회장은 "호매실 지구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분당선 수원 광교∼호매실 구간이 연장되는 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었고 분양가에도 5000억원가량 광역 교통시설 부담금까지 냈는데, 예타 면제에서 제외한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는 것이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도는 정부의 이번 선정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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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포천 연장사업의 예타 면제 결정은 정전 후 70년 가까이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한 경기 북부 지역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정부, 포천시와 협력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힘쓰고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사업 이행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함께 건의한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이 예타 면제에서 제외된 데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는 "2006년 호매실 택지개발 시 정부가 해당 사업 추진을 약속한 바 있는 만큼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을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예타 면제를 추가로 요청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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