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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달아준 카네이션에 위로받아”… 탈북교사들 ‘눈시울’ [밀착취재]

입력 : 2019-05-15 19:44:17 수정 : 2019-05-15 21: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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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사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행사 / 교사 16명 선정국제관광고 찾아 / 통일수업 통해 北 인식 개선 시간 / “北엔 스승의 날 없어… 참 인상적” / 학생들 “北에 대해 알게 돼 친숙” / 송광석 남북통일운동연합 회장 / “평양 수학여행 가는 시대 꼭 열 것”
스승의날인 15일 서울 선정국제관광고등학교 충의회관에서 열린 ‘제6회 남북교사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행사에 참석한 탈북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카네이션을 선물받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북한에는 스승의 날 없어요. 일상에서 가까운 누군가에게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있다는 게 참 인상적이에요.”

15일 서울 은평구 선정국제관광고등학교에서 열린 ‘제6회 남북교사가 함께 하는 스승의 날’ 행사에 참여한 탈북교사 김선희(56)씨는 “학생들이 영상편지로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걸 보고 괜히 눈물이 나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이 학교 3학년 2반에서 탈북 과정, 북한 생활, 북한 학생들의 일상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는 ‘통일수업’을 진행했다. 선정국제관광고 학생들은 담임교사와 함께 탈북교사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마음을 전했다. 6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씨는 “매번 올 때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김씨를 포함한 탈북교사 16명이 선정국제관광고 학생 350여명을 만나 남북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시간을 가졌다. 탈북교사들은 학생들이 감사의 뜻을 담아 전하는 카네이션에 위로받았고, 학생들은 매일 보는 선생님과 그리 다르지 않은 탈북교사의 모습에서 그간 낯설었던 북한을 조금이나마 가까이할 수 있었다.

2학년 2반에서 통일수업을 진행한 탈북교사 이해연(49)씨는 “남한 학생들을 만나면 북한 학생들이 생각나고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커진다”면서 “그래도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많은 위로를 받고 간다”고 했다. 이날 학생들 앞에서 소해금(해금을 개량한 북한 악기) 연주를 선보이기도 한 탈북교사 박성진(48)씨는 “북에선 선생님에게 꽃을 달아드리고 감사 인사를 할 기회가 많지 않다. 제가 10년 군 복무를 하고 모교를 찾아갔더니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돌아가셨더라”며 “여기 학생들은 지금 선생님에게 자기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탈북교사 최영주(가명·54)씨는 “북에서 저를 가르쳤던 스승님, 그리고 제가 가르친 제자들이 생각난다”며 “북에 있을 때 그 스승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도보 다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영상을 보는 순간, 너무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얼른 고향에 가보는 날이 오면 좋겠단 생각을 자주 한다”고도 했다.

최씨에게서 통일수업을 받은 1학년 1반 김고은(16)양은 “북한 선생님이라고 해서 처음엔 좀 다를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직접 만나서 수업을 들어보니 한국 선생님과 다를 게 없어 친숙한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3학년4반 김선경(18)양은 “선생님이 북한을 떠올리는 모습을 보자 괜히 저도 울컥하더라”며 “이번까지 해서 세 번째 북한 선생님들을 만나는데 그때마다 북한에 관해 얘기를 듣고 알게 돼 많이 친숙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오현진 선정국제관광고 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우리 학교는 남북교사와 학생 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통일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부족했던 학생들이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통일의 길에서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의 송광석 회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통일은 정말 빠르게 올 수 있기에, 북한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정국제관광고가 평양으로 수학여행 가는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환·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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