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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금·혈세로 막은 버스대란, 주52시간제 손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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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6 00:23:33      수정 : 2019-05-16 00:23:36

버스업계 노사협상 타결의 뒷맛이 고약하다. 전국 버스노조가 어제 예고한 파업을 철회했지만 그 과정에서 대부분 요금 인상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선 오는 9월부터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요금이 각각 200원, 400원 오른다. 경남, 충북 등은 연내에 요금이 오르고, 서울 등은 버스기사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에 합의했다. 주52시간 근무제에 따른 부담이 국민 몫으로 떠넘겨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버스 파업을 막기 위해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경기 지역 광역버스에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서울, 부산, 대구 등 8개 지자체가 시행하는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준공영제는 정부가 버스회사의 노선을 결정하고 회사의 경영 적자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한국교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로 및 준공영제 평균 월급’을 전국 버스에 모두 시행할 경우 1조3433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도입 필요성이 없지 않지만 재원 대책도 없이 불쑥 시행하면 재정 부실의 부메랑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사태는 요금 인상이란 땜질 처방으로 겨우 모면했지만 주52시간제의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버스 업종처럼 7월부터 주52시간제가 적용되는 21개 특례제외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이 당장 발등의 불이다. 뒤이어 내년 1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 내후년 7월부터는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52시간제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이들 업종의 근로자들이 임금 삭감에 집단 반발하면 산업계 전체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파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영세 상공인들에게 2차 충격이 될 공산이 크다.

근로자에게 저녁을 보장하는 주52시간제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저녁보다 중요한 것이 근로자의 생존권이다. 휴식을 보장받는 대신 임금 감소를 수용해야 한다는 게 정부 주장이지만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근로자와 달리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상당수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현실을 철저히 살핀 연후에 확대 시행해야 혼선과 후유증이 작을 것이다. 아무 대비도 하지 않다가 일을 키운 버스파동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주52시간제 전면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사업장과 근로자들이 수용할 여건을 갖췄는지를 파악해 속도와 범위를 재조정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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