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단행한 검찰의 수사 핵심은 사실상 조 후보자의 ‘가족 펀드’인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집중될 개연성이 크다. 취임 일성으로 ‘공정경쟁질서 확립’을 내세운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의 ‘1호수사’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사안의 특성상 특수수사 접근방식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법조계에서도 사모펀드 수사가 특수수사의 ‘백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부정 관련 의혹은 시간이 많이 지나 관련 서류나 증거 자체가 불충분할 수 있고 가족이 운영해온 사학재단인 웅동학원을 둘러싼 잡음은 조 후보자를 직접 겨냥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모투자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차장 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모펀드는 파면 팔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특수수사 성격에 맞는 수사 대상”이라며 “사모펀드가 이번 특수수사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코링크PE의 이상훈 대표와 이 회사 실소유주 의혹이 불거진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씨, 또 코링크PE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업체인 2차전지 회사 WFM 전 대표 우모씨 등은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사실상 도피를 목적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를 둘러싼 의혹을 풀 핵심 인물이라고 보고 회사 직원 등 주변 인물들을 통해 조속히 귀국해 수사에 협조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또 관련자들이 입국하는 즉시 통보받을 수 있도록 출입국 당국에 관련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 부부가 편법 증여 수단으로 PE를 이용했고, 미공개 정보를 통해 투자를 결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오후 출근 조국 “청문회 준비 끝까지 다할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의혹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된 27일 평소보다 늦게 출근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25분쯤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서 “검찰에서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며 “끝까지 청문회 준비를 성실하게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의 검증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안팎에서 제기되는 거취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가족 관련 의혹을 청와대와 논의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 장관이 되면 검찰을 지휘해야 하는데 수사가 공정히 진행될 것 같으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에 대해 지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평일 오전마다 출근하던 그가 이날 오전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자 안팎에서는 거취를 두고 숙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조 후보자는 오전 자택에 머물며 압수수색 상황 등을 파악하고 향후 해법을 찾는 데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준비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조 후보자의 심신이 많이 피곤한 상황으로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 후보자는 출근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약간 몸살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온라인에선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실시간 검색어를 띄우는 운동을 벌이면서 세대결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 ‘조국 힘내세요’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등장했다. 이후 오후 5시 20분쯤 ‘조국 사퇴하세요’가 실시간 검색어 20위로 진입하더니 20분이 안돼 10위까지 급등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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