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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신 접종 16세 이상 성인 전체로 확대… 현장 모습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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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0 09:44:41 수정 : 2021-04-20 1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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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백신 충분히 확보… 가서 접종해달라” 당부
드라이브스루 접종, 15분 대기 포함 20분 남짓 걸려
1차 접종 때보다 2차 접종 때 피로·두통 등 증상 많아
美 인구 39.5% 최소 1회 이상 접종·25.4% 접종 마무리
백신 접종 확대되면서 생활도 ‘불안한 여유’ 찾아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맥클린 인근 대형 공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백신 접종소'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삐∼삐∼삐∼”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알람이 휴대전화는 물론 대형 건물들에 동시에 울려퍼졌다. 미국에서 잦은 ‘아동 유괴’ 경보인가 싶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16세 이상 성인 전체로 확대한다는 소식을 알리는 페어팩스 카운티발 알람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영상을 통해 “좋은 소식이 있다. 오늘부터 모두가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충분히 보유했다. 당신 자신을 지켜야 하고, 당신 이웃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 그러니 가서 백신을 맞아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은 이미 성인의 절반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상황이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부로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와 수도 워싱턴을 포함해 50개주 전체에서 백신 접종 제한이 사라졌다.

 

이날 정오 버지니아주 맥클린 인근 대형 공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백신 접종소’에서 만난 현장책임자 조쉬는 “오늘부터 성인이면 누구든 백신 접종 약속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접종소는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접종에 특화된 ‘세임데이헬스’가 운영한다. 이 회사의 메디컬 어시스턴트인 조쉬는 ‘백신 접종대상이 확대돼 더 붐빈 것이냐’고 묻자 “꼭 그렇지도 않다”며 “페어팩스카운티에서 얼마나 많은 백신을 할당하느냐에 따라 다를뿐”이라고 소개했다. 연방 정부에서 받은 백신을 주정부가 각 카운티로 보내고, 인구 분포 등에 따라서 접종소별 할당량이 달라지는데, 이미 어른 절반이 맞았기에 큰 혼잡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세임데이헬스 의료진이 19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맥클린 인근 대형 공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백신 접종소'에서 차량 탑승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하지만 2주 전 1차 접종을 위해 찾았을 때보다 접종 후 대기 차량은 2∼3배 많아보였다. 조쉬는 “오늘은 지난주보다 많은 800회분을 받았다”면서 정부에서 최근 몇주새 백신 배포량을 늘린 것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미국의 하루 접종량은 350만회 이상으로 늘었다.

 

맥클린 접종소는 현재 1차 및 2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된다. 조쉬는 “백신을 선택할 순 없고 카운티가 공급한 화이자만 접종하고 있다”며 “언제 접종소 운영이 끝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했다. 

 

드라이브스루 접종은 간단하다. 현장에 도착하면 운영요원이 차창 너머로 약속 시간과 신원을 확인한 뒤 접종 지역으로 이동, 차 안에서 팔뚝을 걷고 백신을 맞는다. 백신 접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느쪽 팔에 맞을지뿐이다. 접종 후 1차 접종 날짜가 찍힌 흰색 종이와 2차 접종 예약 시간을 받는다. 이후 15분간 차량에서 두통 등 이상징후 여부를 확인하며 대기하다 이상이 없으면 현장을 떠나면 된다. 대기 시간을 포함해 20분남짓이면 충분하다. 

 

오류가 없는 건 아닌데, 접종 예약 정보 전달이 원할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운티에 예약했지만 현장에선 확인이 안돼거나, 1차접종 후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2차접종 예약이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오류든 현장에 가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쉬는 귀띔했다.

얼마전 1차 백신을 맞은 자리가 이틀째까지 뻐근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쉽게 피곤해지고 두통이 있었다는데, 백신 탓인지 확하지않은 피곤함은 경험했다. 2차 접종은 3주 뒤인 27일, 실제 두통 등이 1차 때보다 더 심한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4일 뉴욕에서 의료종사자에게 백신을 처음으로 접종한 뒤 65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부터 우선 접종을 했다. 첫 접종 4개월여만에 모든 성인에 백신 접종 자격이 주어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전체 인구의 39.5%인 1억3124만7546명이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8426만3408명(25.4%)이 접종을 완전히 마쳤다. 성인으로 한정하면 50.4%가 1회 이상 접종했고, 32.5%가 접종을 완전히 끝냈다. 전체의 49.1%(4135만명)가 화이자, 41.5%(3499만명)는 모더나, 9.4%(788만명)가 얀센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지만 초기 방역 실패의 과오를 백신 확보로 말끔히 씻어내는 중이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생활도 ‘불안한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온라인 수업’과 ‘주 2회 출석’ 선택지만 있던 학교는 이번주부터 ‘주 4회 출석’도 허용한다. 지난해 3월 이후 아이들을 밖에 내보내지 않던 한 이웃은 어른들이 모두 백신을 맞은 뒤부터 아이의 ‘외유’를 일부 허락했다. 이 집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암 수술 전력 아빠, 은행원 엄마와 병원 직원 삼촌은 한달쯤 전에 이미 접종을 마쳤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맥클린 인근 대형 공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백신 접종소'에서 접종을 마친 운전자들이 차량에서 대기하고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또 다른 백인 이웃은 ‘큰 위기’를 넘겼다. 70대 노모가 존슨앤드존슨 계열사 얀센의 백신을 맞은 1주 뒤부터 호흡곤란과 빠른 맥박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 응급실에 실려갔고, 전신이 마비돼 길랑바레증후군 판정을 받은 뒤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한차례만 접종하기에 노인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얀센 백신은 혈전 부작용이 확인되면서 접종이 중단됐다.

 

백신 접종 확대에도 접종 거부, 백신 접종 후 지역사회의 방역수칙 경시,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 유통 등 여러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을 꼭 맞아달라”고 촉구하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접종 후에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한다”고 호소하는 배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9일 취임 100일에 백신 2억회 접종을 내세웠는데, 백악관은 전날까지 1억9200만회 접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젠 “독립기념일(7월4일)에 바이러스로부터 독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대통령의 언급이 실현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독립기념일의 상황을 보면, ‘3번째 백신’(부스터 백신)을 맞아야할지 결정될 전망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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