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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해외여행 길이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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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22:49:41 수정 : 2021-06-11 22: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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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건축이 예술인가 공학인가라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 때가 있다. 예술적 측면과 기술적 지식이 합쳐지고, 회화나 조각 등에 비해 실용성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학에서는 건축에 적용되는 기술이나 실용적 기능도 예술에 필요한 요소로 다루어진다. 그래서 이번 주 미술여행은 건축물 이야기로 꾸몄다.

백신을 맞으면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다 해서 사람들의 마음이 설레고 있다. 아직은 이르겠지만, 유럽 여행을 가면 한 번씩 들르는 도시가 로마고, 거기서 꼭 가보는 곳이 콜로세움이다. 로마 시대의 대표적 건축물이다.

로마 미술의 바탕에는 그리스 미술이 있었다. 로마인들은 순수 미술 대부분을 그리스 시대 작품에 근거했다. 그리스 작품으로 알려진 ‘밀로의 비너스’도 로마 시대에 모작한 것이다. 명상적인 그리스인들과 달리 현실적 성격의 로마인들은 건축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지금도 사용되는 아치가 로마의 독창적인 업적이다. 아치는 로마인들이 그리스의 기하학을 근거로 원과 삼각형의 수치개념을 응용해 만든 것이다. 분리된 돌들을 반원형으로 이어서 아름답게 만들고, 수학적 계산으로 힘의 분산의 원리를 적용해 튼튼하게 했다.

아치를 이용한 대표적 건축물이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이다. 콜로세움은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네로 황제에 의해 피폐해진 로마를 다시 재건하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그의 아들인 티투스 황제에 이르기까지 8년에 걸쳐 완성됐다. 실제 타원 모양인 경기장에서 검투사들의 시합이 벌어졌는데, 황제들이 긴박하고 극적인 구경거리를 제공해서 백성들이 긴장감도 갖고 일체감도 이루게 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 했다.

5만명을 수용했고, 총 4층에 각 층마다 80개의 기둥이 설치됐다. 기둥과 기둥 사이가 아치로 연결됐고, 출입구 역할을 했다. 1층 기둥은 도리아식, 2층은 이오니아식, 3층은 코린트식으로 만들어, 그리스 기둥 양식에 로마의 실용성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흔히 고대문화 하면 그 앞에 그리스와 로마의 이름이 나란히 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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