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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反전두환 ‘역쿠데타’ 반대했다… 비밀해제 문건 공개

입력 : 2021-09-16 18:55:58 수정 : 2021-09-16 18: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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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비밀해제 문건 공개

당시 이범준 방산차관보가 제보
“추가 분열땐 한국에 재앙” 판단
외교부가 미국 카터 대통령 기록관으로부터 받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된 문서. 외교부 제공

1979년 ‘12·12사태’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을 몰아내기 위해 한국군 내에 ‘역쿠데타’ 움직임이 있다는 정보를 당시 미국 정부가 입수했고, 이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한 사실이 미국 측 비밀해제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16일 미 카터대통령기록관이 최근 우리 외교부에 전달한 ‘한국군 내 반(反)전두환 움직임 관련 첩보 입수’란 제목의 외교문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1980년 2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 ‘이범준 장군’(General Rhee Bomb June)으로부터 12·12사태를 되돌리려는 한국군 내 음모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은 제보자의 의도를 모르는 상황에서 잘못 대응할 경우 역쿠데타 음모에 말려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우리는 한국군 내부의 어떠한 추가적인 분열도 한국에 재앙이 될 수 있단 점을 양측에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규하 대통령에게 상기 음모 관련 정보 및 미측이 양측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니 상부 승인을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을 백악관에 보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980년대 초 역쿠데타 음모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에 관한 전문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제보자는) 이범준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로 추정되는데 이미 돌아가셔서 직접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육사 8기인 이범준 장군은 전두환(육사 11기)의 육사 선배로 12·12사태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제보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위원회 측은 부연했다.

 

카터대통령기록관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의 광주 투입을 명령한 실권자로서 전두환 당시 사령관을 지목했다는 내용의 문서도 우리 측에 함께 전달했다. 당시 한국 내 상황에 대한 평가를 담은 이 문서엔 “1980년 5월15일쯤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의 심각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두환은 이미 2~3개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명시돼 있다.

외교부는 이날 카터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비밀 해제된 외교문서 사본 총 882쪽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달된 문서 사본은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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