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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게 없다”… 물가상승률 3.7%, 10년 만에 최고치

입력 : 2021-12-03 06:00:00 수정 : 2021-12-03 02: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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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年물가 전망 2.3% 웃돌 가능성”

석유류 36%↑… 13년 만에 최대폭
유류세 인하 불구 큰 효과는 못 봐
이른 김장수요·한파·병해 등 영향
농축수산물도 8% 가까이 ‘훌쩍’
위드코로나에 서비스도 2% 뛰어

한은 “물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올해 11월 물가가 3.7% 오르며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중 2.9%포인트는 석유류(1.32%p)와 개인서비스(0.96%p), 농축수산물(0.64%p)의 기여분으로 이들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면서 약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세와 재료비 반영에 따른 외식물가·가공식품 가격 상승, 한파·병해로 인한 채소류 강세의 영향이 컸다. 당분간 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였으나 2월 1.1%, 3월 1.5%로 점차 상승하더니 4월(2.3%)부터 6개월 동안 2%대를 유지했다. 이후 10월(3.2%) 3%대에 들어서더니 지난달에는 상승폭을 더 키웠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석유류,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이다. 물가상승률 기여분이 각각 1.32%포인트, 0.96%포인트, 0.64%포인트에 달했다.

석유류는 지난달 35.5% 상승해 2008년 7월(35.5%)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휘발유(33.4%), 경유(39.7%), 자동차용 LPG(38.1%), 등유(31.1%) 모두 급등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 인하에 나섰지만 효과는 제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유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빵(6.1%)을 비롯한 가공식품(3.5%)도 상승하면서 석유류와 가공식품을 합친 공업제품은 5.5% 올랐다. 이는 2011년 11월(6.4%)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과 경기 회복세로 소비가 늘면서 서비스 물가도 2.2% 뛰었다. 전세는 2.7% 올라 4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고, 월세는 1.0% 상승해 2014년 6월(1.0%) 이후 가장 많이 뛰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2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예년보다 이른 김장수요와 한파·병해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은 7.6% 올랐다. 오이(99.0%)와 상추(72.0%), 달걀(32.7%), 수입쇠고기(24.6%), 돼지고기(14.0%), 국산쇠고기(9.2%) 등이 강세를 보였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5.2% 올라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통계청은 고물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 때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심리 회복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12월 물가도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은행은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연간 상승률이 당초 전망인 2.3%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11월 소비자물가 통계’가 공개된 후 배포한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한 평가’ 자료에서 “11월 물가상승률이 10월 수준(3.2%)을 웃돌 것으로 보았으나 상회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은은 불과 1주 전인 지난달 25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포인트 올렸는데, 이마저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한은은 최근 유가의 하락과 유류세 효과 등을 물가 하락 요인으로 꼽았으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확대와 공급 병목의 영향 등으로 종합적으로는 상당 기간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향후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공급 병목이 심화·장기화될 경우 국내에서도 물가상승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인플레이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1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 유류세 인하 효과, 김장 조기 종료 등으로 물가 상승폭이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0월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이 2.2%로, 연간으로 한국은행(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서민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총집중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우상규 기자,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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