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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연 낙마' 암초에 與 선대위 쇄신 타격…부실검증 책임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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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3 13:49:07 수정 : 2021-12-03 13: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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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개인사 공격할 사안인가" 격앙…일각선 옹호론도 고개
'악재 조기차단' 사퇴 불가피 전망…이재명은 말아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강력하게 추진한 '선대위 쇄신 드라이브'가 암초에 부딪혔다.

사생활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인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인선 사흘만에 사의를 표명하면서다.

이 후보로선 전국민재난지원금 철회와 선대위 전면 개편 카드 등으로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난 셈이다.

조동연 위원장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 안녕히 계시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이날 오전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사퇴의 뜻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선대위의 '1호 영입인재'로 송영길 대표와 함께 선거전을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파격적으로 임명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으로서는 선대위의 쇄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중도 확장에 나서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은 여군 장교 출신의 군사·우주 전문가라는 이력과 30대 워킹맘이라는 상징성을 갖춘 조 위원장이 향후 선거운동에서 '간판'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여론이 악화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대응 과정의 혼란도 여론 악화를 부채질했다.

사생활과 관련해 처음 제기된 문제를 뭉뚱그려서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짜뉴스로 규정했지만, 정작 조 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저 같은 사람은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허락을 받지 못하는 건지를 묻고 싶었다"며 일부 내용을 시인하는듯한 언급을 내놓았다.

사태의 책임과 수습 방향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미묘한 입장 차이도 감지된다.

조 위원장의 영입을 주도한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말께 직접 만나서 여러 대화를 나눠보고 판단할 생각"이라며 사의 수용 여부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공직 후보자도 아닌데 10년 전 이혼한 사실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개인사를 공격할 사안이냐"며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의무와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자유와 권리는 방종"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 위원장 영입의 책임보다는 과도한 '사생활 들추기' 보도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화살을 돌린 것이다.

민주당은 즉각 조 위원장 자녀의 신상이 포함된 판결문 등을 공개한 가로세로연구소와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가세연과 동조하며 개인의 가정사 보도를 강행한 TV조선에도 저널리즘 위반 책임을 지고 사과 방송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악은 처단하고 함께 가다 지친 동지는 부축해야 하는데 둘 다 못하고 있다"며 "한 인간의 다면성을 인정하되 함께 가는 방향이 맞다면 동지"라고 적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결국 송 대표가 충분한 검증 없이 조 위원장을 영입한 것이 문제 아니냐는 책임론도 나온다.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과열된 인재 영입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사 검증 실패"라며 "엄중하게 검증해서 조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를 좀 아는 사람이 영입했다면 사생활 영역이라고 해도 좀 꼬치꼬치 물어보고, 평판 조회도 해서 미리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에도 다시 상처를 입힌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삼성경제연구소 방문 간담회를 마친 뒤 조 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송 대표가 사의 수용을 유보했지만,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조 위원장이 선거전의 전면에 나서기는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후보의 신상 문제가 본선 리스크로 꼽히는 상황에서 선대위 간판격 인사의 사생활 문제가 계속 도마 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빨리 털고 가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내부에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경우 새로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찾기보다는 송 대표 단독 체제로 선거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조 위원장을 겨냥한 혹독한 '검증'을 지켜본 만큼, 간판으로 서겠다고 나설 참신한 인물을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점에서다.

인재 영입 자체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박용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인물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는 방식이 검증도 부실할 수 있고, 국민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며 "우리 정치가 얼마나 얄팍하고 불안정한지, 개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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