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시 가이드·여행사에 과태료 부과
최근 관광 가이드의 쇼핑 강매 등 일명 ‘저가·덤핑 관광’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파악되자 서울시가 불법 가이드 근절을 위한 단속에 나섰다.
시는 지난 12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중구 명동·청계천에 이어 26일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불법 가이드 단속·근절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저가·덤핑 관광 투어를 모집하는 일부 여행사가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이 없는 현지 파견 TC(tour conductor·국외여행인솔자)나 한국 거주 외국인 등을 가이드로 고용해 별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쇼핑 수수료를 인센티브로 제공,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센터로 내몰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쇼핑 실적이 좋은 불법 가이드를 고용한 뒤 단속에 대비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시팅 가이드’를 대기시키는 일도 있다고 한다. 시는 이러한 위법 행위가 서울 관광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떨어트려 관광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유관단체들과 함께 단속·근절 캠페인에 나서게 된 이유다.
지난 26일 단속에선 단체관광 가이드 30여명의 자격증 소지 여부를 확인하고, 무자격 가이드 1명과 시팅 가이드 3명의 진술서를 확보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적발된 불법 가이드들에겐 1차 150만원, 2차 300만원, 3차 이상 500만원의 과태료가, 불법 가이드 고용 여행사엔 8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시정명령(1차)과 사업정지(2차), 등록취소(3차) 등 행정처분도 내린다.
적발 당시 베트남 단체관광객을 인솔하던 한 베트남인 가이드에게 자격증 확인을 요청하자 ‘나는 관광객’이라며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이에 시는 20여분 뒤 관광버스 안에서 재차 자격증 제시를 요구했다. 10여분 후 베트남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을 소지한 가이드(시팅 가이드)가 현장에 도착해 ‘내가 가이드’라고 주장했다. 시는 해당 시팅 가이드에게도 진술서를 받았다.
시는 이달 중 마포구에서 후속 캠페인과 불법 가이드 점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캠페인 기간 종료 이후에도 단체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시내 면세점과 아웃렛, 쇼핑몰 등지에서 불시 단속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영환 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이 좋은 추억만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불법 관행 근절과 건전한 관광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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