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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리는 여고생 구한 30대男, 알고 보니 대학교수…“무차별 폭행 지나칠 수 없었다”

입력 : 2023-11-10 00:41:25 수정 : 2023-11-10 15: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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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 중 50대男 폭행 목격한 김태진 전북대 교수…제압 후 경찰 인계
지난달 28일 전북 전주의 한 길거리에서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하고 있는 50대 남성을 제지하는 김태진 전북대 교수(흰색 상의).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최근 전북 전주시 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가해 남성을 제압했던 30대 남성이 현직 교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전북대학교 등에 따르면 1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을 제압, 경찰에 인계한 주인공은 이 학교 공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김태진(39) 교수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전주에서 평소처럼 야간 조깅을 하던 중 한 남성이 둔기로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상태였다. 손에 둔기를 든 남성은 쓰러져 있던 여학생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김 교수는 본능적으로 폭행 중인 가해자에게 달려들어 팔과 다리를 제압한 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김 교수는 “귀가 중인 듯한 조그마한 여학생이 둔기와 주먹으로 괴한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며 “학생의 얼굴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다른 생각 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가해 남성에 달려들었다. 심하게 맞고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남성은 피를 흘리는 학생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면서 “일단 남성의 팔과 다리를 제압하고, 학생을 진정시키면서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대단한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태진 전북대 교수. 전북대 제공

 

김 교수의 용기 있는 행동과 인근을 지나던 시민의 신고로 가해 남성은 경찰에 검거됐다.

 

피해 학생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지난달 28일 오후10시쯤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의 한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갑자기 넘어트리고 둔기와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무차별 폭행은 8분 가까이 이어졌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여학생이) 나를 비웃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가해 남성은 당시 여학생이 통화하며 통화 상대방에게 하는 말을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착각해 길가에 버려진 둔기로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은 특수상해 및 폭행 혐의를 검토했지만 폭행 정도가 심한 것 등을 고려해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최근 전주지검에 송치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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