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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도로 허리 숙인 최태원… SK, 비자금 300억·6공 특혜설 반박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6-17 19:00:00 수정 : 2024-06-18 07: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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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수사 때도 거론 없었던 비자금… 6共때 기업 성장률 9위”

2심, 김옥숙여사 메모 근거 유입 판단
정치권 등 “특별법 만들어 환수” 요구

SK “세무조사 받아 되레 기업 부담
어떤 특혜인지 적시돼야” 후광 부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그룹은 최 회장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상고 이유를 밝히며 6공화국 비자금 의혹 해명에 집중했다. 비자금을 둘러싼 논란으로 그룹에 부정적 영향이 끼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형희 SK SUPEX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이번 소송은 개인 간 소송으로, 그동안 회사는 개입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항소심 판결 결과 비자금과 비호 아래 성장했다는 내용이 있어 이 부분을 소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이슈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SK에는 15만명의 구성원이 있고, 고객이 있고 투자자가 있다”며 “(비자금)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잘 해명하고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SK 회사 차원의 숙제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崔 “개인적 일로 심려 끼쳐”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개인적인 일로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38000억원을 현금으로 분할하라고 선고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1991년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약속어음과 메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흘러들어 갔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돈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하며 재산분할 산정에 반영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노태우 비자금 조성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어 비자금을 환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SK 측은 일관되게 비자금은 없었고, 사업 성장에 정권의 비호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SK 측은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300억원의 정확한 전달 방식 및 사용처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의 별도 존재 여부 △SK에 제시했다는 100억원 약속어음의 구체적 처리 결과 △현직 대통령 시기에 특혜로 거론되었던 내용과 사실 유무 △‘전직 대통령의 영향력을 믿고’라는 부분의 성립 가능성 △장비제조업체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제한이 특혜용이었는지 여부 △대통령 사돈 기업으로 손해 본 사항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설과 관련해 “세부 내용은 없고, 비자금이 들어왔을 것이라고 치부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1995년 비자금 조사 때도 300억원은 나오지 않았다”며 “단순히 메모지에 있는 비자금 내역은 1995년 수사 당시에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상고이유에 대해 밝힌 후 취재진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6공 특혜설도 정면 부인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이동통신 인수가 이뤄진 뒤 김영삼정부 당시 6공의 후광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국세청과 공정위 등 규제 부처에서 SK에 대해 세무조사 등이 있었는데 이는 기업 활동에 큰 부담이 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의 정식 서비스 진출을 법으로 막아 SK가 한국이동통신을 쉽게 인수할 수 있도록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당시 체신부(정보통신부)가 법을 발의하고 제안할 때 많은 토론이 있었다”며 “만약 대통령의 강한 지원 의사가 있었다면 힘이 약한 부서(체신부)에 그것을 하라고 하고 힘이 센 부서에 그것을 막으라는 상반된 지시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6공화국 기간(1987∼1992년) 10대 기업의 매출 성장률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재계 5위였던 SK의 성장률은 1.8배로, 10대 그룹 중 9위에 그쳤다. 대우가 6공 기간 매출 성장률이 4.3배로 뛰어 가장 높았고, 기아(3.9배), 롯데(2.7배), 현대(2.5배), 쌍용(2.4배) 등의 순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그는 “6공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 특혜도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적시돼야 한다”며 “6공 정부의 대통령 사돈이라는 게 그다음 정부로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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