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당첨금 숨기고 비트코인 은닉… 국세청, 고액 체납 696명 집중 추적

유튜버 등 고소득 프리랜서도 포함

부가가치세 등 수억원을 체납한 부동산 분양대행업체 대표 A씨는 강원랜드에서 슬롯머신으로 수억원의 당첨금을 얻는 행운을 얻었다. A씨는 당첨금을 수표로 받은 뒤 시중은행에서 미국 달러화로 환전해 은닉했다 과세당국에 적발됐다.

비뇨기과 의사 B씨는 허위로 경비를 올린 뒤 종합소득세 등 수십억원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녀에게 현금 수억원을 증여하고 배우자 명의로 오피스텔도 사들였다. 또 배우자 명의로 외국 보험사의 상품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여러 차례 외화로 송금해 재산을 숨겼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은 이처럼 지능적인 수법으로 납세를 피해온 고액 체납자 696명을 집중 추적한다고 21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재산을 은닉한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 이전한 81명 △고가 수입차 리스·이용, 사치품 구입 등 호화생활을 한 399명 등이다.

이번 추적 명단에는 유튜버 등 고소득 프리랜서와 가상자산 은닉·이전 체납자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를 상대로 올해 하반기에만 287억원을 압류한 바 있다. 또 유튜버가 받은 ‘슈퍼챗’(라이브 방송 시청자로부터 받은 후원금) 등을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신속히 압류·추심하는 한편 가상자산을 친인척 명의로 이전 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도 추적 중이다.

국세청은 재산추적 조사로 올해 들어 10월까지 모두 2조5000억원을 현금 징수·채권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안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