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버스 기사가 정체된 도로 위에서 컵라면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자 “참 민감한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28일 JTBC ‘사건반장’은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눈길에 갇혀서 라면 먹는 중’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전했다.
이에 따르, 버스 기사 A씨는 폭설로 인해 정체된 경기도 수원의 한 고가도로 위에서 버스 운전석에 앉아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A씨는 “버스는 차 안에 냉온수기가 있다. 한 시간째 갇혀있어서 화가 나서 라면에 물을 부었다. 이게 유머가 아니고 뭐냐”라고 상황과 처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A씨의 처지를 동정해주지 않았다. 이들은 “운전대 잡고 라면 먹는 게 정상인가? 전혀 안 웃긴데”, “미친 거 아니냐”, “이거 보고 국민신문고에 바로 민원 넣었다” 등 비판의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A씨는 “손님 태우러 가는 길이라 혼자다. ’차가 움직여야 운전이지 않냐”, “다 먹었는데 50m 이동했다”고 답하면서 다 먹고 빈 컵라면 용기를 찍어 올렸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은 곧 지워졌다. 작성자의 닉네임이 ‘버스 번호’라는 사실을 확인한 누리꾼이 버스 회사에 민원을 넣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성자의 닉네임이 ‘버스 번호’라는 사실을 확인한 누리꾼이 버스 회사에 민원을 넣은 것.
이후 작성자는 “점심도 걸렀는데 한 시간 동안 100m 이동하니 화나서 그랬다. 라면 먹을 때마다 주차 브레이크를 걸었다. 주의하겠다”고 해명하면서도 “참 민감한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이에 양지열 변호사는 “한 시간이 막혔다고 할지라도 식사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조금씩 움직이는 사이에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아찔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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