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의 같은 선단 어선이 사고를 목격했지만 구조활동에 나서지 않았던 정황이 포착됐다.
29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새벽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인근 해상에서 금성호가 오른쪽으로 좌초되며 전복될 당시 같은 선단의 운반선 A호가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선인 금성호는 지난 7일 오전 11시40분쯤 서귀포항에서 운반선 A호 등을 비롯해 선단선 5척과 함께 출항해 조업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A호는 금성호가 빠르게 전복되고 있는 상황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어획물을 위판하기 위해 부산으로 항해한 정황이 포착됐다.
결국 금성호 선원 일부는 다른 선단의 어선이 도착할 때까지 기울어진 선체에서 대기하다 구조됐다. 사고 신고 역시 다른 어선이 최초로 했다.
이에 제주해경은 생존 선원과 선단 선원들의 진술과 선단선 선박 항적자료를 분석해 신고 경위를 수사했다.
또 A호 선장을 선원법 13조 조난 선박 등의 구조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선사 측에서 A호의 부산 회항에 관여했는지, 사고 관련 증거 은닉 정황 여부 등에 대해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추가 수사하고 있다.
사망자 4명과 실종자 10명이 발생한 ‘제주 금성호 침몰사고’를 수사하는 해경은 적정 어획량 초과 여부 등 침몰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해경은 금성호 사고 원인으로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해상 기상이 양호했던 점, 선체 관리에 큰 문제가 없었던 점 등을 토대로 양망 과정에서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로 인해 선체가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결국 복원력을 상실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제주해경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영상 분석과 생존 선원 및 선사 직원 등을 수사하는 한편 부산 소재 선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제주해경은 “금성호 침몰 원인은 어획물로 인한 복원력 상실로 추정하고 있지만 선장과 어로장이 실종된 상태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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