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이 데뷔 전 발레리나였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정보다. 그는 선화예고, 이화여대 무용과 코스를 밟은 후 각종 국내외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다. 하지만 공연 중 부상으로 인대가 파열되면서 한순간에 발레리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때 그에게 연예계 입문을 제의한 사람이 핑클, 젝스키스, 카라 등을 제작한 당대 최고의 연예 기획자이자 DSP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었던 이호연 씨였다.
방송에 뜻이 없던 박소현은 이호연 씨의 적극적인 구애에 힘입어 딱 5년간만 연예계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1993년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출발 서울의 아침’의 리포터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드라마 관계자의 눈에 띄어 같은 해 이병헌 주연의 KBS2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 전격 캐스팅되면서 배우로 데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5년이라는 기한을 두고 시작한 연예계 활동이었지만 현재까지 현역에서 활동하며 54세가 된 지금, 33년차 베테랑 연예인이 됐다.
그는 드라마보다는 주로 ‘호기심 천국’,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교양 프로그램의 메인 MC와 라디오 DJ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2024년까지 26년간 MC 자리를 지켰으며,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2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진행을 맡고 있다.
발랄한 성격과 안정감 있는 진행 솜씨로 MC와 DJ로 성공했지만, 그는 여러 방송을 통해 자신의 심각한 건망증을 언급해 연예인들 중 유독 건망증이 심한 인물로 유명하다.
건망증은 건강할 건(健), 잊을 망(忘), 증세 증(症) 즉 건강한 상태지만 깜박하는 증상을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기억을 잘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는 정도가 심한 기억장애 증상 중 하나로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상의 여성이나 걱정이 많은 중년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건망증은 기억 재료가 잘 저장되어 남아 있지만 순간적으로 잘 꺼내지지 않는 상태다. 뻔히 아는 사람인데 이름이 빨리 안 떠오른다거나 알듯 말듯 하다가도 힌트가 주어지면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박소현이 종종 예능에 출연해 이 같은 경험담을 털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건망증은 나이와 성별에 무관하고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뇌혈관이나 뇌세포의 노화, 지나친 음주, 기억할 수 있는 용량의 과부하 상태, 수면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1월 26일 박소현은 tvN STORY ‘남겨서 뭐하게’에 출연해 건망증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고백하며 그 증세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곧이어 상상을 초월한 에피소드를 전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박소현은 소개팅을 했는데 같은 사람과 한 달 간격으로 또다시 소개팅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서로 다른 경로로 소개팅을 받게 됐는데 두 번째 만남에서 박소현이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하자 상대방은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안 하더란다. 이에 의아했던 박소현은 나중에 주선자를 통해 상황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실수를 알게 됐다고.
박소현은 이어 “예전에 남자친구에게 주려고 선물을 샀는데 뒷좌석에 둔 걸 깜빡해서 주지 못한 적도 있다”라며 한 달 뒤에야 선물의 존재를 인지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알고 보니 뒷좌석에는 6개월 전에 샀던 선물, 2주 전에 샀던 선물이 쌓여있었다고 한다.
함께 출연한 절친 김숙 또한 박소현과의 건망증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숙은 “예전에 맛집이 있어서 같이 갔는데 처음 방문한 거라고 하더라. 한데, 벽에 떡하니 ‘박소현’이라고 붙은 사인이 있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만 아니라 박소현은 오랜 시간 함께 일한 라디오 PD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여러 번 만난 게스트들을 처음 본 사람처럼 대하는 등의 일화가 전해지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두 번이 아닌 박소현의 건망증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들을수록 웃긴데 정말 심각한 수준이긴 하다”, “건망증이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장애’로 불안요소인 건 맞다”, “건망증에 좋다는 치료 꾸준히 받으셔서 조금이나마 나아지길 바란다” 등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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