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국제암연구소(IARC)서 인체에 암 유발할 수 있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중금속
환경 보호와 일상의 편리함을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따뜻한 음료를 오래 유지하거나, 한 번 쓰고 버리는 컵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텀블러=친환경·안전한 생활용품’이라는 인식 뒤에는 소비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위험이 숨어 있다. 특히 코팅 손상으로 인한 중금속·유해물질 노출 문제가 대표적이다.
◆시판 텀블러, ‘납 기준치’ 최대 884배 초과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는 텀블러 안전성 논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8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 페인트 코팅 텀블러 24종을 분석한 결과, 4개 제품의 외부 표면에서 국제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주요 선진국 기준치(90mg/kg 이하)의 최소 44배에서 최대 884배에 달하는 양이다.
납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인체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중금속이다.
외부 코팅에서 검출된 문제라 해도, 소비자들은 제품의 전체 안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텀블러 내부의 코팅 손상은 더욱 직접적인 건강 위협으로 이어진다.
◆텀블러 내부 코팅 벗겨지면 어떤 일이?
스테인리스, 플라스틱 등 소재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텀블러 내부는 얇은 보호 코팅층을 갖고 있다.
이 코팅은 음료와 금속·플라스틱이 직접 닿아 용출 위험이 생기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마모나 긁힘이 생기면 △중금속(납·크롬·카드뮴) 용출 가능성 증가 △플라스틱 코팅의 경우 프탈레이트 등 내분비계 교란물질 노출 위험 △뜨거운 음료·산성 음료에서 용출량 급증 △불쾌한 맛·냄새도 초기 신호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뜨거운 커피, 산성 탄산음료는 코팅층을 더 빠르게 손상시키고 화학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 “신장, 가장 먼저 손상…미량이라도 반복되면 위험↑”
다수의 전문가는 중금속·화학물질 노출 위험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신장 기능 저하를 포함한 전신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전문가는 “코팅이 손상된 텀블러에서는 중금속이나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간 축적되면 신장 기능 저하뿐 아니라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코팅 벗겨짐을 확인했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납·크롬·카드뮴 같은 중금속은 신장에서 1차적으로 걸러진다”며 “반복 섭취 시 신장 세포 손상이 누적되고, 특히 뜨거운 음료는 용출 속도를 높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텀블러 내부 코팅은 음료와 재질이 직접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이라며 “이 층이 벗겨지면 산성·고온 환경에서 용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관이 멀쩡해 보여도 내부 코팅 손상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텀블러는 장기간 사용할수록 점검·교체가 필수다.
중금속은 미량이어도 반복 노출되면 만성 중독을 유발한다. 친환경 텀블러가 잘못 사용되면 건강과 환경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내부 코팅은 열·산성 조건에서 쉽게 불안정해진다”며 “뜨거운 커피, 탄산음료는 코팅 분해를 촉진해 유해 성분이 음료로 섞일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했다.
이어 “텀블러는 생활용품이기 때문에 작은 손상도 무시하면 안 된다”며 “코팅이 긁히거나 색 변색이 보이면 초기 단계에서 교체해야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친환경 텀블러도 올바른 관리가 있을 때만 ‘건강’”
전문가들은 텀블러의 올바른 사용과 관리가 건강 피해를 막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안전 수칙이다.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코팅 손상 신호’는 △내부가 거칠게 느껴지거나 미세한 긁힘 발생 △변색·이색(異色) 영역 확인 △기름막 또는 금속 맛 발생 △세척해도 사라지지 않는 냄새 등이다.
피해야 할 사용 습관은 △뜨거운 음료 + 코팅 손상 텀블러 △탄산음료를 자주 담는 습관 △금속 수세미로 세척 △내부를 강하게 흔들거나 충격 주기 등이다.
생활보건 전문가들은 “육안으로 이상이 없어도 6개월~1년 간격으로 교체”를 권한다. 내부가 긁히거나 색이 변했다면 즉시 교체가 필요하다.
텀블러 사용은 이미 생활문화가 됐다. 하지만 안전성 기준은 여전히 제조사 자율 관리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중금속 검출 기준 강화, 코팅 재질 표기 의무화, 사용 연한 표시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텀블러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훌륭한 도구지만, 잘못 관리하면 건강에 더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얇은 내부 코팅은 건강을 보호하는 첫 번째 안전장치다. 소비자가 코팅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시기에 교체할 때, 텀블러는 비로소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생활도구가 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이계(二季)](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07/128/20251207508944.jpg
)
![[특파원리포트] 워싱턴 총격사건으로 본 美 현주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07/128/20251207508940.jpg
)
![[박영준 칼럼] 中·日 관계 경색과 한국 외교의 과제](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07/128/20251207508910.jpg
)
![[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정부에 위험스러운 존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07/128/2025120750892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