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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본전 뽑으려면 12년?


▲ 29.2km/l의 연비를 광고 키워드를 내세운 프리우스

토요타의 프리우스(하이브리드)가 ‘29.2’란 숫자를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29.2는 별것 아닌 숫자지만, 뒤에 ‘km/l’ 단위 표시가 붙으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숫자가 된다. 45L 위장을 가득 채우면 29.2km/lⅹ45L=1314km/l. 서울에서 부산을 다녀온 뒤 부산으로 한 번 더 갈 수 있는 엄청난 숫자다.

높은 연비만큼 가격도 높다. 1800cc 프리우스의 가격은 3.790만원. 절대적 비교는 무리지만 같은 배기량을 가진 라세티 프리미어 1.8 IDENTITY 최고급 모델(1.854만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다른 요소들을 제외하고 연비를 통한 단순 비교를 해보자. 리터당 1900원으로 계산하고 두 자동차의 차액(1.936만원)만큼 연비 절감 효과를 누리려면 11~12년 동안 22만~24만km를 달려야 한다(연 평균 2만km 주행, 라세티 프리미어 연비 13.7km/l 계산). 

▲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
가솔린 자동차와 하이드리드 자동차의 절대비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쟁상대는 가솔린 자동차다. 국내 시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높은 가격 때문에 초라한 현실이다. 다시 말해, 비슷한 성능의 가솔린 자동차를 타는 사람에게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사는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사실 그 이유가 존재 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것은 가솔린 자동차에 뒤지지 않는 성능이 될 수도 있고, 현 세제 혜택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금전적 지원이 될 수도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리더로써의 책임감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물론 자동차의 절대적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29.2km의 높은 연비는 매력적이긴 해도 구입을 앞 둔 시점에 부딪히게 되는 더 높은 가격 장벽은 프리우스 구입 망설이게 한다. 4천 만원의 경쟁상대는 너무도 많고, 또 강력하다. 
▲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

도요타 프리우스는 2010년 일본에서 30만대를 훌쩍 넘긴 판매량으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작년 10월 판매 이후 1년 동안 천 여대를 판매 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이대로라면 국산 준중형 자동차들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지난 10월 국내 출시한 혼다 인사이트에도 그나마 작은 시장의 주도권 마저 빼앗길 수 있다. 일본에서 거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우스도, 한국 소비자도 본전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전승용 기자 car@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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