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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 대형집회…진중권 “통합당, 광화문 집회와 선 그어라”

진 전 교수 “조국 사태 때 광화문 수십만 모였어도 별 볼일 없어” / “시민들 정권에 비판적이어도 태극기 집회에는 몸 보탤 수 없어”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방역당국이 광화문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미래통합당이 광화문 집회에 선을 긋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러다간) 다음주에 대통령과 문재인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종교적·정치적 광신에 빠진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나, 어느 진영에나 있기 마련이다”며 “그들을 주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국 사태 때 광화문에 수십만이 모였어도, 별 볼 일 없었죠? 어차피 그 집회에 확장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아무리 정권에 비판적이더라도 태극기 집회에 몸을 보탤 수는 없다고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코로나 사태 한복판에 저런 대형 집회를 연다는 것은 저들의 머릿속에 정치적·종교적 광신만 있을 뿐, 동료 시민에 대한 배려,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의지 따위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하며 “과거에는 저게 보수의 일반적, 전형적 모습이었다”고 규정지었다.

 

또 진 전 교수는 “저러다가 보수정당이 혐오·기피 정당이 된 것”이라며 “다음주에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오르겠다”고 예측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주최로 정부 규탄 집회가 열려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광화문 일대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등 참가자들이 집결하면서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집회 참가자는 5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당초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신고한 집회 인원 규모는 100명 수준이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34명으로 현재 폐쇄된 상태이지만 교인들 수천 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집회 대부분이 통제됐으나, 전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서는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총 1만명가량의 인파가 도심에 몰린 것이다. 을지로입구역 근처 집회에는 통합당 민경욱 전 의원이 주도했다.

 

경찰은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금지 구역에서 불법집회를 진행함에 따라 서울시 공무원들과 귀가를 설득하고 경고방송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등에 폭력을 휘두른 참가자 8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보수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열린 8·15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마친후 경찰 저지선을 뚫고 사직로에서 청와대로 가는길로 몰려와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광화문 일대를 지나는 차들은 통제되며 이동에 큰 불편을 겪었고 서울 중심인 광화문이 교통으로 마비되자 연쇄적으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서울 주요 간선도로까지 심각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지난 이태원 발 집단감염 사태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며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시켰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