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의 유엔사가 ‘무(無)족보’?… 송영길 발언 논란 언론 인터뷰서 “유엔사라는 건 족보가 없다” 입력 2020-08-20 11:23:35, 수정 2020-08-20 13:55:28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5선의원)이 유엔군사령부를 향해 “족보가 없다”고 꼬집어 논란이 일고 있다. 1950년 7월 창설돼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은 유엔사 정도 되는 조직이 족보가 없다면 대체 누구한테 족보가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참고로 송 위원장은 1963년생으로 올해 57세에 불과하다.
송 위원장은 20일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가 운영하는 ‘연통TV’와의 인터뷰에서 “주한 유엔군사령부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며 “이것이 우리 남북관계에 관해서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사는) 유엔에서 예산을 대 준 것도 아니고 그냥 주한미군에 외피를 입힌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송 위원장은 미국에서 전시 작전권을 넘겨받는 문제에 대해 ‘자주적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일단 부족하더라도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와야 자주적으로 판단하고 해 볼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엔사는 무(無)족보’라는 송 위원장의 주장과 달리 유엔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괴에 대한 군사 제재와 통합사령부 설치 결의에 따라 당당히 설립됐다. 북괴가 1950년 6월25일 남침하자 미국은 즉각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안보리는 남침 이틀 만인 6월27일 북괴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적절한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등 16개국은 전투 병력을, 6개국은 병참 및 의료지원 등 비전투 지원 병력을 각각 파견했다. 해당 부대들을 통합해 지휘할 사령부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유엔 안보리는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한 미국에 사령관 임명과 유엔기 사용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1950년 7월8일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를 유엔군사령관에 임명했다. 그때 맥아더 원수는 극동 연합군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일본에 머물며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 점령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후 1950년 7월24일 일본 수도 도쿄에서 유엔사 창설식이 열려 맥아더 원수가 미 육군이 보내온 유엔기를 넘겨받았다.
이후 유엔사는 6·25전쟁 기간 내내 미군 등 유엔군은 물론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도 행사했다. 종전 후인 1957년 7월1일에는 일본 도쿄에 있던 사령부를 한국으로 옮겼다.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은 유엔사에서 한·미연합사로 이관됐다.
현재 유엔사는 전투 관련 임무를 하지 않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관리 등 정전협정 관련 임무만 수행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에게 보낸 축하 서신에서 “유엔군사령부는 6·25전쟁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