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도 코로나 확진… 광복절 집회 갔었다 앞서 확진된 전광훈 목사에 물병 건네기도 입력 2020-08-20 14:49:47, 수정 2020-08-20 17:05:06
잇단 막말 논란 등을 불러일으켰던 극우 성향 단체 ‘엄마부대’의 주옥순(67)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주 대표는 앞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에게 지난 15일 이른바 ‘광복절 집회’에서 물병을 건네는 모습 등이 포착된 바 있다. 광복절 집회에 참가한 주요 인사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주 대표는 전날 경기도의 한 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남편과 함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전 11시쯤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한다. 그의 남편 역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일명 ‘턱스크’ 상태로 연설을 하는가 하면, 전 목사 옆에 서있다가 물병을 건네는 등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주 대표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이날 오전 7시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얼굴에 열이 오른 듯한 모습으로 출연한 주 대표는 이 방송에서 “코로나19 공작요원들이 신천지에 코로나19를 살포했고, 분명 사랑제일교회에 불순세력이 침범해서 퍼뜨렸다고 본다”며 “갑자기 8·15를 앞두고 코로나19를 터뜨리는 건 불순세력이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대표는 “보통 악질이 아니다, 정부가 뒤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지원해서 언론들이 시키는대로 (광복절 집회 비방) 방송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구독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묻자 “보건소에 가서 (검사) 받으셔도 되는데, 잠복기가 있으니까 내일쯤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주 대표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내가 그날 비를 많이 맞았다”며 “그냥 감기지 코로나19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습할 땐 균이 안 옮겨져서 위험하지 않다는 한 의사의 설명을 소개한 그는 “전 목사 등을 위해 기도해달라, 우리는 죽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주 대표는 2013년부터 엄마부대 대표를 맡아 이끌어 오며 각종 집회와 사회활동 등에 활발히 참가해왔다. 엄마부대는 ‘어버이연합’ 등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으로도 유명하다. 주 대표는 2014년 광화문 세월호 단식농성장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다’,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이 의사자라니’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다 세월호 참사 유족 측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1월4일 박근혜정부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 딸이 위안부 할머니와 같은 피해를 당했더라도 일본을 용서할 것이다”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주 대표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던 극우 성향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전 목사를 비롯해 미래통합당 차명진 전 의원, 극우채널 ‘신의한수’ 진행자 신혜식씨 등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