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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좋은 상황”…‘3단계’ 격상 선그어

국립중앙의료원 방문 자리서 이같이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을 방문, 중증환자 병상 확보 현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관련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을 겨냥, “일부 무책임한 집단에서 대규모 감염이 나와 상황이 악화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요구와 관련해선 “2단계 격상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28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치료병상 확보 상황 등을 점검한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좋은 상황이긴 하지만, 어쨌든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 부분(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앞으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논의를 해 달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개신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도 사랑제일교회 등을 비판한 바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등의 관련 확진자가 다수 나오고 있는 상황을 연이틀 꼬집은 것이다. 이에 반발한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과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 등으로부터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현황과 병상 확보 방안, 생활치료센터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정부의 지원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이날 방문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마련된 자리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서울 11개, 경기 5개, 인천 3개 등 19개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중증 환자가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는 상황 등에 우려를 표했다.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각종 현황을 보고받은 뒤 현장대응반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병상 부족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데, 그 점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만큼 대책이 충분히 서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묻자 주 기조실장은 “수도권에서는 상급 종합병원 원장들을 포함해 저희 공동대응반과 긴밀하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는 한 5일 정도 후까지는 대략 예측이 가능한 만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중증 환자인데도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서 입원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재차 질문했는데, 여기엔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립중앙의료원 옆에 위치한 ‘수도권 코로나 현장대응반’ 상황실을 찾아 각 광역자치단체들에서 파견 나온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정말 수고가 많다”며 “근래에 상황이 조금 더 나빠져서 국민들이 걱정을 좀 많이 하시는데, 할 수 없이 우리가 조금 더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국민들께서도 더 협조를 해주시도록 우리가 호소를 드려서 빨리 상황을 수습하고 안정되는 단계로 만들어가야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격려했다. 한편, 이달 들어 보름째 일일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