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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남학생들이 치마 교복 입고 등교하는 이유…“왜 여학생만 교복 규정하나요?”

캐나다 동부 퀘벡주 일부 학교 남학생들, 여학생 교복 규정 항의 시위

치마를 입고 등교한 남학생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캐나다에서 일부 고교 남학생들이 치마를 입고 등교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양성평등’과 ‘성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호소하며 교복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CBC뉴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학생들의 교복 시위는 캐나다 동부 퀘벡주의 고등학교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남학생들은 학교 교복 치마를 입고 학교 측의 ‘성차별적 규정’에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규정에 △여학생 교복 치마 길이를 무릎 위 10cm로 제한하고 △여학생들에게만 단정한 복장을 요구한다고 지적하며, 반면 남학생들이 입는 반바지 교복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짧은 치마 길이를 지적하며 여학생들에게 “남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등의 주의를 주는 점도 부당하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시위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역 학생들 사이에 확산하면서 치마입기 시위에 동참하는 남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SNS에 게재하며 학교 측의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남학생들이 화장실에서 치마 교복을 입고 있다. SNS캡처

교복 시위에 동참한 한 남학생은 CBC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선생님은 여학생들의 복장을 지적하며 문제시하고 있지만 시선을 빼앗기는 등의 문제는 여자가 아닌 남자의 문제일 것”이라며 “성차별적인 교복 규정과 여성의 성적 대상화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항의에 선생님들은 시위를 중단하라고 했지만 동참한 학생들이 취지를 설명하자 이해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의 시위는 성 소수자인 일부 학생들에 대한 권리도 함께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TV뉴스와 인터뷰한 ‘논 바이너리’(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한 학생은 “집이나 학교에서 치마를 입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이번 시위로 치마를 입고 등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