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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복병'…존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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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관광객 200만 돌파 앞두고 대형악재
사업중단 장기화 땐 현대아산 치명적 타격
1998년 11월 시작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금강산 관광이 민간인 총격 피살 사건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취임 5주년을 맞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그룹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대북사업에 커다란 걸림돌이 생기면서 또 한번 리더십을 시험받게 됐다.

금강산 관광은 당초 오는 8∼9월 대망의 ‘200만명’ 관광객(누적 기준)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 사건으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남북 당국이 각각 ‘철저한 진상규명’과 ‘남측 책임’이라며 상대방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잠정 중단됐다. 관광이 재개되더라도 총격 피살 현장으로 관광을 떠나려는 이들이 얼마나 생길지도 미지수다.

당초 현대아산은 박왕자씨의 총격 피살 사건 이후 인도적 차원에서 북측의 성의 있는 자세를 기대했다. 북측이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 표시와 함께 재발 방지만 약속하면 쉽게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 것. 하지만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고, 북측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남측 당국의 조사를 거부하고 나섰다.

현대아산이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남북 당국이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그동안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은 4차례. 이 가운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으로 인한 전염병 감염을 우려해 두 달간 중단된 것이 북측 요청으로는 유일하다. 지난 10년간 남북관계는 각종 사건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북한 스스로 관광 중단을 선언한 적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장기화는 현대아산에 치명적인 경영위기로도 다가올 수 있다. 현대아산은 두 달간 관광 중단으로 400억원, 올해 남은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면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아산은 창립 이후 대규모 대북 투자 등으로 적자 행진을 벌이다 2005년 57억원의 흑자를 냈으며 이후 2006년 37억원, 지난해 100억원대의 이익을 올렸다. 올해 백두산 직항로 관광과 금강산 비로봉 개방으로 대북 관광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현대아산의 계획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가 급속히 경색되면서 발목이 잡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사건마저 터져나왔다.

당장 다음달 금강산에서 열 예정이던 현대그룹 신입 사원 수련회는 물론 오는 10월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개관 5주년 기념식을 갖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리려던 행사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회장이 이 정도 난관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현 회장은 200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 사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을 때도 슬기롭게 헤쳐나왔고, 지난해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개성관광 등의 값진 선물을 얻어내기도 했다.

현 회장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 자살 이후 그룹 경영을 떠맡아 가족 간 경영권 분쟁 등을 극복하며 국내 최고 여성 경영자로서 입지를 굳혀 왔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뛰어난 경영수완과 뚝심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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