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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범선 세일링…'바이킹의 후예' 된 듯

입력 : 2008-09-29 15:34:52 수정 : 2008-09-29 15: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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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앞바다에서 즐기는 범선 세일링.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북유럽 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도시. 한국인에게는 서쪽 해안의 장엄한 피오르나 북해 크루즈 여행에 가려 여행 목적지로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으나, 서유럽 사람들에게는 가장 가 보고 싶은 도시로 꼽힌다.

오슬로 역시 빙하가 빚은 피오르에 자리하고 있지만, 오슬로 피오르는 비교적 온유하고 평탄하다. 노르웨이에서 기후가 가장 온화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오슬로에는 서쪽 피오르와는 다른 여유와 낭만이 넘쳐난다. 뭉크와 입센이 활동했던 오슬로는 대형 조각공원이 들어 서 있고, 주말이면 곳곳에서 음악회가 열리는 북구의 대표적인 문화도시다.

# 오슬로 피오르의 범선 세일링

오슬로 여행은 대개 시청사 주변에서 시작한다. 오슬로시 건설 900주년을 기념해 세운 시청사 주변에는 노벨평화센터, 아케르스 후스 성 등 명소가 몰려 있고, 시청사 뒤편은 오슬로 항으로 이어진다.

오슬로 항으로 이어지는 시청사 뒤편 거리를 로드허스 브뤼게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오슬로 관광 피오르 크루즈’라는 범선 세일링을 즐길 수 있다. 실제는 엔진으로 움직이지만, 나무 갑판 위 마스트(돛대)에는 돛이 말려 있어 1000여년전 유럽 바다를 지배했던 바이킹의 배에 탄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한다.

범선을 타고 10분 정도 앞으로 나가면 닿는 빅되이. 이곳에는 각종 배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바이킹의 무덤에서 발견된 1000여년전 바이킹 배를 전시하는 ‘바이킹 선박 박물관’, F 난센이 북극해 탐사를 위해 건조한 프람호를 전시하는 ‘프람 박물관’, 탐험가 토르 헤이에르달이 페루에서 폴리네시아까지 8000㎞를 항해했던 뗏목 형태의 콘티키 호를 전시한 ‘콘티키 박물관’ 등이다. 중세 유럽 바다를 지배한 바이킹의 후예답게 오슬로 사람들은 이같이 배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범선이 오슬로 앞바다를 천천히 유영한다. 승객들이 허기를 느낄 때가 되자 갑판 한 쪽에 점심상이 차려진다. 전 세계에서 맛이 으뜸이라는 북해산 새우(northern shrimp)가 가득 쌓여 있다. 갑판 위에서 새우를 까 먹으며 곁들이는 맥주 한 잔에 일행 모두는 행복감에 젖는 표정이다.
◇오슬로의 새로운 명물이 된 오페라 하우스.

# 새로운 명물, 오페라 하우스

범선 위에서 보니 해변에 특이하게 생긴 흰색 대리석 건물이 서 있다. 지난 4월 개관한 오페라 하우스로, 어느새 오슬로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총 공사비 7500억원을 들여 5년 만에 개관한 오페라 하우스는 마치 거대한 조각작품을 연상시킨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32m 높이에서 바다로 완만하게 빠져드는 사선 지붕. 지붕의 한쪽 끝은 건물의 맨 위고, 다른 쪽 끝은 바다와 닿아 있다. 지붕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걸어 오를 수 있는 산책로이기도 하다. 파란 바다를 내려보며 하얀 대리석 지붕위에 서 있으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오슬로 사람들이 ‘마법의 양탄자’라는 별명을 붙여 놓았나 보다. 외국 관광객들은 이 특이한 건물 안팎을 오가며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오슬로 시민들은 하얀 대리석 지붕 곳곳에 걸터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비겔란 조각공원과 뭉크의 ‘절규’

비겔란 조각공원은 오슬로 시민들이 외국인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하는 명소. 원래 이름은 프로그너 공원이지만,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조각군 212개와 인물상 671개로 장식돼 비겔란 공원으로 더 알려져 있다. 수많은 조각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일생과 삶의 희로애락이다. 정문에 들어서면 분수대로 향하는 다리에 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청동상으로 빚어놓았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화를 내고 있는 사내 아이’. 한때 도난당해 다시 만들어 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원본을 찾아 전시하고 있다. 공원 안쪽에는 ‘모놀리스’가 자리하고 있다. 남녀노소 121명이 서로 한데 뒤엉켜 있는 17m 높이의 원통형 화강암 탑으로, 완성하는 데 13년이 걸린 대작이다. 화강암 탑 주변으로는 인간의 생로병사를 다룬 36개의 화강암 석상이 서 있다. 숲이 울창한 비겔란 공원은 오슬로 시민들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나무 그늘 아래에는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과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이 여유롭게 오후 시간을 즐기고 있다.
◇비겔란 조각공원.

국립미술관에서는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를 비롯해 고갱, 모네, 마티스, 렘브란트, 라벤스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뭉크의 그림은 뭉크미술관에서 더 찾아볼 수 있으며, 시청사 2층에도 뭉크의 ‘인생’이 걸려 있다.

로드 허스 브뤼게 바로 옆의 아케르 브뤼게는 칼 요한스 거리와 함께 오슬로의 대표적인 쇼핑, 식당가. 마침 금요일 저녁이어서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해변가 노천 카페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는 그들의 모습에 여행자의 마음도 절로 흥겨워진다.

오슬로=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

한국에서 오슬로까지 직항은 없다. 암스테르담이나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갈아타야 한다. 노르웨이 화폐단위는 크론(kr). 1크론은 215원 정도. 오슬로 앞바다 범선 크루즈 요금은 120∼ 355크론. 아케르 브뤼게 중앙에 자리한 ‘D S 루이스’ 레스토랑은 오슬로의 멋쟁이들이 몰리는 유명 식당. 스테이크는 275크로네. 여행 중 한번 기분을 낸다면 가볼 만한 곳이다. 오슬로 카드를 구입하면 주요 명소를 별도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 관광청 한국사무소(www.stb-asia.com/ 02-773- 6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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