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절차 무시… 채택결정 땐 문제" 반발 교육과학기술부의 역사교과서 채택 수정보고가 10일로 마감되는 가운데 일부 고교에서 마감시한을 넘겨서까지 교과서를 바꾸려고 해 일부 교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9일 본지 확인결과 경기 고양시의 백마고와 중산고, 성사고는 교과서 채택을 결정짓기 위한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 회의를 교과부 마감시한 이후인 12일로 잡아 놓고 있다. 부천시 심원고는 학운위 개최 날짜마저 잡혀 있지 않아 시한 내 교과서를 결정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고교 측은 교과부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데 대해 ‘학운위 개최 1주일 전에 소집 공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백마고 관계자는 “6일 학운위 소집공고를 냈기 때문에 1주일이 되는 12일 열 수밖에 없다”며 “절차 문제가 제기되면 교과서 채택 결정이 무효화할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고교에서는 교과부 마감시한이 연장됐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면서 교과서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J고 관계자는 “시한이 1주일 연기돼 다음주까지 교과서를 수정주문하면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 측이 ‘과잉충성’해 시한을 넘기면서까지 교과서를 수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관계자는 “새학기 시작 6개월 전에 교과서 주문을 마쳐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채 시한을 한 차례 연장했으면서도 또 온갖 절차를 무시하고 교과서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중대사태가 없는 한 10일까지 교과서 수정보고를 해야 한다”면서도 “학교 측이 여러 사유로 연장 협조공문을 보내면 거부할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고 해당 학교 측 입장을 두둔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등 40개 역사·교육단체로 구성된 ‘교과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역사교과서 수정 지시 철회를 촉구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