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들은 2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무역장벽의 설정을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가 점검·감시토록 하는 데 합의하고 공동선언문에 포함했다.
G20 정상들은 무역·투자 등에 대한 새로운 장벽 설치 및 수출 규제, WTO 규범에 부합되지 않는 수출 촉진 배격 등의 조치를 2010년까지 1년 더 연장하고 이런 조치들을 즉각 시행할 것을 선언문에 명시했다.
이를 통보받은 WTO는 이행 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해 보고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나라로 WTO 보고서에 명기되면 국제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보호주의 확산 방지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선언문에는 금융시장 지원 및 재정정책을 포함한 국내정책이 무역과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금융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G20 정상들은 또 수출보증 등을 통한 무역 활성화를 위해 무역금융을 2500억달러로 확대하고, 다자개발은행 대출 규모를 추가로 1000억달러 늘리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주의 배격 선언 및 금융분야 규제 강화 등 차기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가 강력히 주장한 내용이 많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대외 경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경제 위기를 계기로 불거지는 각국의 보호주의 회귀 움직임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보호무역주의는 배격돼야 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꾸준히 강조해 왔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번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을 실효성 있게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이 명기된 데다 저지 대상이 되는 보호무역의 범위를 기존의 WTO가 제시한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금융부문까지 확대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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