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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文化 한가족 시대-3부 지구촌 가족] ③하나금융그룹 '토요베트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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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5-05 19:05:58 수정 : 2009-05-05 19: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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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름에 베트남어로 얘기하고 놀이하며 '엄마 나라' 배우는 재미에 푹∼
“여러분, 따라서 발음해 보세요. ‘신∼ 차오∼ 꼬∼’(여선생님, 안녕하세요)” “신∼ 차오∼ 꼬∼” “자, 이번엔 ‘신∼ 차오∼ 타이(남선생님, 안녕하세요)” “신∼ 차오∼ 타이∼.”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자리한 아동권리전문기관 ‘세이브더칠드런’ 건물 6층 ‘행복한 반’ 교실.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 초등학생들이 베트남의 한국 유학생들 지도에 따라 베트남어 인사말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같은 건물 7층의 ‘신나는 반’ 교실. 이 교실의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 김재수군과 박세영양 등 7명은 이날 처음으로 베트남어로 된 자신의 이름을 얻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세이브더칠드런’ 강연장에서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베트남 유학생의 지도에 따라 베트남 전통놀이 ‘롱란 렌 메이’(꼬리잡기)를 즐기고 있다.
베트남어 수업을 맡은 유학생 레티 투 프엉씨는 “여러분에게 베트남어 이름을 지어주려고 어제 밤새 고민했다”며 수첩에 적어온 베트남어 이름 7개를 한 자 한 자 칠판에 적어나갔다.

“김재수는 킴 투안 투라고 지었는데, 베트남 말로 잘생겼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박세영은 팜 킴 아잉이라고 지었어요.”

하나금융그룹이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해 마련한 대안교육 프로젝트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Kids of Asia)’의 일환인 ‘하나 토요베트남학교’가 이날 세이브더칠드런 건물에서 열렸다.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건강한 문화정체성을 가진 미래 인재로 키워 나가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0월 28일 시작한 대안교육 프로젝트다.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 담당 김현수 대리는 “‘하나 토요베트남학교’를 비롯해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대학생 멘토, 어머니 나라 문화체험 행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특히 토요학교와 멘토 등 전문과정 운영을 위해 아동권리 보호기관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했다”고 소개했다.

매월 격주로 열리며 지난달 25일로 11번째를 맞은 ‘하나 토요베트남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아버지 어머니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함께 배우게 함으로써 건강한 문화 정체성과 이중언어(Bilingual) 구사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게 사업 목표다. 결혼이민자 가족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수도권의 베트남·한국 가족 자녀 22명이 1차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세이브더칠드런’ 소회의실에서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베트남 유학생의 지도에 따라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다.
이날 토요학교에 참가한 아이들은 베트남어 수업을 마친 뒤 베트남 유학생 구옌 프엉 타오씨와 응웬 휴 끄엉씨의 지도에 따라 ‘롱란 렌 메이’라는 베트남 전통놀이를 배웠다. 앞사람 허리를 잡고 일렬로 늘어선 줄과 꼬리를 잡아 끊으려는 술래 간 싸움으로 한국으로 치면 ‘꼬리잡기’와 비슷한 놀이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멘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민정(23·여·한국외대 베트남어과 2년)씨는 초등학교 2학년 김미옥양의 멘토가 돼, 매월 토요학교와 가정방문에 나서면서 미옥양의 수업을 돕고 있다. 그는 “처음엔 낯설어하던 미옥이가 조금씩 마음을 열더니 베트남어를 배운 뒤로 엄마와 더 가까워졌다는 얘기를 해줘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 외에도 다문화가정이 한국의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펴오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부모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양국어를 병기한 어린이 전래동화, 위인전 등 도서 4만5000여권을 펴내 전국 1만5000여 다문화가정에 나눠줬다.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팀은 “그동안 마땅한 교육용 책자가 없어 애를 태웠던 결혼이주 여성들의 호응이 컸다”고 소개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엄마 나라, 아내의 나라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문화체험 행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하는 이 문화체험 행사는 인형극 공연, 유물 전시회, 전통음식 체험 등을 통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문화체험 기회를 일반인들에게도 확대, 한국 사회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데도 이바지한다는 평가다.

2007년부터 매년 4∼6차례 전국 각지에서 개최하는 ‘다문화가정의 날’ 행사도 비슷한 취지에서 마련된 것. 이 행사는 언어와 문화 차이 때문에, 또는 농사일에 바빠 외출할 기회가 적었던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양국의 전통문화 공연에 참여하고 풍성한 먹을거리도 즐기는 나들이 기회로 자리 잡았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특히 추첨을 통해 처가 식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할 수 있는 항공권을 선물함으로써 결혼이주 여성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와 함께 지난 2월 중고 PC 270대를 전국 다문화가정 및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기증하고,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소재로 한 공익광고를 제작해 방영하는 등 다문화가정을 중점 사회공헌 대상으로 삼고 활발한 지원활동을 펴오고 있다.

다문화기획팀=신진호·김형구·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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