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 가격거품 논란일듯 맥도널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들이 1000원대의 ‘통큰 커피’를 잇달아 내놓으며 커피전문점들이 주도하는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패스트푸드점 커피는 고품질의 원두를 사용해 커피 본연의 깊은 맛을 내면서 ‘착한 가격’까지 겸비해 기존 커피전문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제품 가격의 거품 논란이 불거질 경우 가격인하 압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고객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널드는 지난달 ‘프리미엄 로스트 커피’를 1500원(숏 사이즈)에 출시했다. 한국맥도널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로스트’는 곱게 간 원두에 뜨거운 물을 내려 만든 브루드 커피(Brewed Coffee)로,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며 “또한 고품질의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 고객들이 커피의 풍부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도 최근 아메리카노 커피 가격을 1500원으로 낮췄다. 신제품인 와일드 웨스트 와퍼세트 또는 와일드 이스트 와퍼세트를 구매하면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증정하는 등 ‘커피 마케팅’도 강화하는 추세다. 버거킹의 아메리카노 커피는 고품질의 원두를 사용해 맛이 깔끔하면서 커피 본연의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미스터피자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마노핀(Manoffin)’은 중남미산 고급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 한 잔을 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10일 커피 원두 가격이 올라 990원으로 올렸지만 여전히 ‘착한 가격’을 자랑한다.
이들 패스트푸드점 커피 가격은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 기존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가 4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80% 이상 저렴하다. 이유는 뭘까.
맥도널드 관계자는 “기존 커피전문점들은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커피값에 포함해야 수익이 발생하지만, 패스트푸드점들은 부대비용이 들지 않아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에 깔린 수백개의 점포는 기존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쾌적한 매장 환경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기존 커피 전문점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싼 커피’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커피의 질과 매장 분위기 등을 고급스럽게 만드는 점에 집중해 고객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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