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은 정치부 기자 |
2008년부터 지난 7월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모두 723명이라고 한다. 올해 유독 심했던 대구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청소년 자살이 숱했단 얘기다. 자살 원인별로는 ‘가정불화 등 가정문제’가 25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세상 및 성적비관’이 206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가족 해체 가속화와 함께 어려서부터 ‘일류·성적 지상주의’ 교육에 시달리는 우리 청소년들의 우울한 자화상을 대변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야 정당과 유력 대선후보들은 ‘교육 정상화’나 ‘교육 개혁’ 방안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여야 세 후보 진영 모두 ‘40대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각종 유권자 분석 통계상 이들이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다. 이들은 이념적 이슈보다는 민생 이슈, 정책에 따라 움직인다는 게 여론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연일 쏟아내는 재벌때리기 정책, 정치쇄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정수장학회 공방전으로 이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맞벌이 가정의 보육난과 ‘하우스 푸어’ 등 각종 푸어를 양산하는 주택난, 청년 취업난 등 민생 현안은 꼬리를 물고 있다. 하나 같이 급조한 ‘장밋빛 공약’으로 덮고 지나갈 사안들이 아니다. 여야 후보가 더 늦기 전에 ‘민생 경쟁’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이강은 정치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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