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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휴대폰보험 '알짜'는 옛말 애물단지로

입력 : 2013-03-21 16:33:07 수정 : 2013-03-21 16: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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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도덕적 해이’ 팽배… 고장·분실 보상 폭증 보험업계가 휴대전화보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때는 수익성 높은 알짜 상품이었으나 일부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고장·분실에 따른 보상건수가 폭증하면서 이 상품은 적자투성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보험업계는 관련제도를 개선해 보상금액을 줄이려 시도 중이지만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에 소비자들의 반발과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과 현대해상, 동부화재,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등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휴대전화보험 보상건수는 96만5463건으로 전년도의 58만8790건에 비해 무려 64% 증가했다. 지난해 휴대전화보험 판매금액은 3172억7300만원인데 이 중 3107억2600만원이 보상금액으로 나가 손해율(판매금액 중 보상금액 비율)은 97.9%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통상 손해율 77%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잡는다.

2008년부터 활성화된 국내 휴대전화보험은 스마트폰 혁명과 함께 급성장했다. 판매건수는 2008년 92만53건에서 지난해 835만5330건으로 수직상승했다. 판매금액 역시 같은 기간 294억9000만원에서 3172억7300만원으로 976% 폭증했다.

문제는 소비자 분실, 고장 등으로 인한 보상건수·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보상금액은 2008년 81억6500만원, 2009년 101억5800만원, 2010년 422억3700만원, 2011년 2432억5100만원, 2012년 3107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수익성과 직결되는 손해율은 2008년, 2009년 각각 27.7%, 30.9%에서 2010년 104.2%, 2011년 136.1%로 뛰었다.

휴대전화보험 손해율이 고공행진한 이유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을 고치는 것보다 교체하는 게 훨씬 유리한 보험상품의 특성 때문이었다. 가입자가 자기부담금(8만∼15만원)만 내면 100만원 안팎의 고가 스마트폰을 신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휴대전화 수리센터에서도 액정파손으로 15만원의 수리비 견적이 나온 소비자에게 “고객부담액이 똑같으니 새것으로 교체받는 게 낫다”고 권했을 정도다.

채산성 악화로 보험사와 통신사가 법정 송사까지 벌일 지경이 되자 업계는 지난해 관련제도를 손봤다. SK텔레콤이 7월부터 자기부담금을 정액제(1차 15만원, 2차 30만원)에서 정률제(1차 손해액의 30%, 2차 40%)로 바꿨다. KT도 9월부터 자기부담금을 8만원에서 손해액의 30%로 변경했다. LG유플러스만 자기부담금 7만원을 유지 중이다.

자기부담금이 정률제로 바뀌면서 보험업계의 채산성은 다소 나아졌으나 폭증하는 소비자 불만을 마냥 외면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출시 후 1, 2개월만 지나도 수십만원씩 하락하는 휴대전화 가격의 특성상 초기 출고가를 기준으로 자기부담금을 책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박성준·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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