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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캠프' 희생자 분향소는 '눈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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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7-22 17:16:04 수정 : 2013-07-22 17: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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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희생된 공주사대부고 한 학생의 책상에 친구들이 축구공과 조화, 편지를 올려놓았다.
충남 태안의 민간 해병대 캠프에 참여했다가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던 날 공주시 전역은 슬픔에 뒤덮였다.

 희생학생 5명의 빈소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공주장례식장과 공주사대부고 대강당에는 22일 오전 일찍부터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와 합동분향소에는 가장 먼저 친구들이 찾아와 사고로 숨진 친구들을 위로했다.

 오전 7시부터 조문을 시작한 친구들은 먼저 간 친구들의 영정 앞에서 석상처럼 굳은 채 말문을 잃고 슬픔을 삼켰다.

 학교에 출근한 교사와 교직원들은 분향소에 먼저 들러 헌화하고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3학년 재학생을 중심으로 교복을 입고 학교 내 합동분향소를 지킨 재학생들은 조문 온 시민들과 학부모들이 오열할 때 마다 함께 흐느껴 울었다.

 학교 울타리 바로 옆에 집이 있어 학교에 기숙사가 생기기 전까지 하숙집을 운영했다는 신재호(78) 할머니는 영정 앞에서 수없이 큰절을 하며 통곡했다.

 분향소를 지키는 학생들은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고개를 떨궜고 분향소 2층 의자에 앉아 있던 여학생 수십여명이 한꺼번에 흐느껴 눈물바다가 됐다.
공주사대부고 강당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 학생들이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희생된 친구들을 추모하고 있다.

 학교 인근에서 서점, 문구점,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일찍부터 학교를 찾았다.

 학교로 조문 온 시민 이모(50·여)씨는 “공부 잘하고 예의 바르기로 소문난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은 공주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주는 존재다”며 “꽃다운 나이에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어 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학생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과 청와대, 중앙부처 인사, 시민들의 조문 속에서 신음하듯 아들의 이름을 부르던 어머니들은 탈진증세 속에서도 빈소를 지켜 조문객들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공주시청 본관에는 ‘사설 해병대 캠프 희생학생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고 밤에는 시청 대형 LED전광판에 같은 문구의 추모글이 올랐다.

 이준원 공주시장과 간부공무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헌화 분향한 뒤 유족들을 위로하고 시민과 함께 애도하면서 영결식때까지 행정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시민 최모(49)씨는 “만나는 시민들마다 공주사대부고의 안타까운 소식에 탄식을 한다”며 “평상시와는 달리 시내가 한산한 가운데 어딘지 모를 적막감까지 감돌아 시민들의 추모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5명의 학생들이 떠난 교실 빈자리에는 꽃바구니와 함께 친구들의 편지가 빼곡했다.

 칠판에는 ‘하늘에선 경쟁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잘 지내냐! 잘 해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부디 하늘에서 편히 쉬어라’등의 글이 쓰여져 보는 이의 슬픔을 더했다.

 전교생 600여명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공주사대부고는 여름방학에 들어간 22일부터 학생들을 기숙사로 불러들여 방과후 학교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일주일간 방과 후 학교 개교를 미뤘다. 영결식이 열리는 24일에는 전교생이 등교하며 26일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유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날 학교 한 교실에서는 교사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부 주관 심리치유교육이 진행됐다.

 강사 정운선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학생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참사에 대한 정상적 애도반응을 선생님들부터 제대로 거쳐야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은 오는 24일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공주=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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